증권 재테크

자산운용사 삼성전자 올라도 못사는 이유는

210만원 넘으며 또 최고가

매도시점 잡는데 부담 크고

펀드환매 이어져 자금 부족

"더 사기 힘들다" 신중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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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7일 210만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또 한 번 갈아치웠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4% 오른 212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장중 한때 212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전날 세운 장중 최고가(210만9,000원) 기록도 하루 만에 새로 썼다. 시가총액도 298조5,126억원으로 3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주요 매수 주체였던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팔자로 돌아서며 개인들만 사들였다.

삼성전자의 거침없는 상승세에 운용사들은 복잡한 고민에 빠졌다. 삼성전자로 인해 펀드 수익률이 오르는 것과 비례해 매도 시점을 제대로 짚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져서다. 우선 “단기간 내 매도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상무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를 고민하면서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특별한 이슈가 아니라 좋은 실적이 주가를 올려주고 있기 때문에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어링고배당’ 펀드는 삼성전자를 11.89%(지난 1월 말 기준) 담고 있다. 다만 최 상무가 고민하는 부분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다. 과거에는 오락가락하는 반도체 업종 시황 등의 문제가 삼성전자 주가의 발목을 잡았지만 지금은 가격이 문제다. 일각에서는 “이미 가격에 반도체 업황과 하만 인수에 따른 전장산업 진출 등의 호재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싸지는 않다는 말이지만 최 상무는 그래도 삼성전자의 비중을 유지할 예정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실적 외에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다. 허 부사장은 “실적과 지배구조 변화 전망, 또 코스피 전반이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 때문에 아직 매도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허 부사장이 운용하는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삼성전자 비중이 10.8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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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전자가 더 오른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더 사들이기도 어려운 이유가 있다. 코스피가 2,100선을 넘으면서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탓에 “자금이 없어서 삼성전자를 더 사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최근 1개월 동안만 1조2,378억원이 빠져나간 바 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삼성전자가 여전히 더 오를 가능성이 있으며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투밸류운용의 대표 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삼성전자 비중이 0%지만 시리즈 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밸런스’는 17.97%가 담겨 있다.

운용사들이 대체로 삼성전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기관 전체로 보면 매도세다. 기관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8,196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날도 차익 실현 요구에 1만1,535주를 순매도했다.

/유주희·박민주기자 ginger@sedaily.com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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