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개나리숲을 지나 서울숲으로'...달팽이 마라톤 함께해요

26일(일) 오전8시 살곶이체육공원 출발

“살곶이다리 지나 응봉상 개나리로

중랑천서 이어진 한강변 가슴 시원”

개나리가 활짝 핀 응봉산 아래를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달팽이 마라톤’은 그 옆을 걷는다. /사진제공=성동구개나리가 활짝 핀 응봉산 아래를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달팽이 마라톤’은 그 옆을 걷는다. /사진제공=성동구


서울 성동구에 있는 서울숲길 ‘달팽이 마라톤’ 4.5㎞ 코스는 중랑천이라는 시내 하천과 서울숲이라는 도시공원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명품 걷기 코스다. 서울숲을 옆에 두고 중랑천과 한강 변을 걷는 것이 코스의 3분의 2이고 나머지는 서울숲 속을 직접 지난다.

걷기의 시작점은 성동구 사근동 살곶이체육공원이다. 근처에는 조선시대 건설된 돌다리 중에서 가장 긴 ‘살곶이 다리’가 있다.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가 아들 이방원(태종)에게 쏜 화살이 꽂혔던 곳이라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돌다리가 세워진 것은 성종 14년(1483년)이다. 이 다리는 한양도성에서 나와 동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핵심 교통로였다.

살곶이 다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나지막한 산이 보인다. 바로 응봉산(95m)이다. 응봉산은 개나리 축제로 유명하다. 산 전체를 노랗게 물들인 개나리가 장관이다. 올해 ‘응봉산 개나리 축제’는 오는 3월 31일부터 4월2일까지 열린다. 사진작가라면 응봉산과 활짝 핀 개나리, 그 사이를 지나는 기차 그리고 때로는 강변을 걷는 시민들의 모습을 한꺼번에 담는 것을 꿈꾼다. 1년중 잠깐 밖에 맛볼 수 없는 귀한 광경이다.


응봉산을 뒤로 두고 중랑천은 곧바로 한강을 만난다. 중랑천을 걷다가 만난 한강은 마치 바다처럼 넓게 보이는 착시현상이 있다. 바람도 갑자기 세진다. 중랑천 물과 한강 물이 섞이는 곳에는 최근까지 저자도라는 섬이 있었다. 지난 1970년대 한강개발 과정에서 저자도의 흙은 강 건너편 압구정 아파트를 건설하는데 사용됐고 섬 자체가 없어졌다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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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변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제는 목적지인 서울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뚝섬 서울숲이다. ‘뚝섬’은 과거에도 섬이 아니었다. 멀리서 보면 강에 포위된 이 지형이 마치 섬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을 뿐이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이 서울의 중요한 농산물 공급지였고 국영 말사육장도 있었다.

해방후 만들어진 서울경마장과 골프장을 없애고 지난 2005년 문을 연 것이 지금의 서울숲이다. 서울숲 공원에는 아직도 일부 경마시설을 남아 있긴 하다. 115만㎡(약 35만평) 면적의 공원은 광장, 문화예술공원, 자연체험학습장, 생태숲 등으로 나눠져 있다. 사슴방사장도 있어 꽃사슴 먹이주기도 할 수 있다.(최근에는 구제역 때문에 잠시 폐쇄됐다.)

소나무·섬잣나무·계수나무 등이 뿜어내는 피톤치드 가득한 공원을 걷다보면 어느새 최종 목적지인 서울숲야외무대가 보인다. 서울시민이라면 반드시 경험해야할 서울의 걷기 명소가 ‘서울숲길 달팽이마라톤 코스’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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