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폰 대리점에 문의가 가장 많은 제품은 LG전자(066570) ‘G6’다. 지난 10일 출시로 ‘탄핵폰’이란 별칭까지 얻은 G6는 이번 주내 10만대 판매고를 돌파할 전망이다.
세계 최초 18대 9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며 스마트폰의 본질을 정확하게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 G6. 디자인 콘셉트부터 제품화 단계까지 디자인 전반을 총지휘한 이정훈(사진) MC디자인연구소장은 19일 양재동 LG전자 MC디자인연구소에서 기자와 만나 “지난 10년간 변화가 없었던 스마트폰 디자인에 획기적인 진화를 가져온 제품으로 기록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G6의 디자인 차별성으로 △풀비전 디스플레이 △돌출 부위 하나 없는 미니멀리즘 디자인 △외관부터 그래픽 디자인까지 일관된 UX(User Experience·사용자 경험) 등을 꼽았다.
가장 큰 특징은 ‘한 손에 들어오는 대화면’. 이를 위해 18대 9의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기존 16대 9 비율이란 공식을 버린 새로운 시도로 주목 받고 있다. 대화면을 채용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폰 때문이다.
“2015년말 G6 디자인 콘셉트를 고민하고 있을 때 아이폰을 사용하다 안드로이드로 전환하는 젊은이들을 많이 봤어요. 똑같은 제품을 10년 가까이 쓰다 보니 지겹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그 지점에서 새롭게 스마트폰을 바라봤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시청하고 영상 통화를 합니다. TV처럼 ‘보는 기능’이 디자인의 중심이라는 결론을 내렸죠.”
이를 위해 G6는 과감한 혁신을 택했다. 전작인 G5(5.3인치)보다 화면 크기는 5.7인치로 더 커졌지만 가로 길이는 71.9㎜로 오히려 G5(73.9㎜)보다 줄었다. 기존 16대 9 화면비를 18대 9로 바꿔 폭을 좁히고 테두리를 최대한 없앴더니 ‘크지만 작은’ 스마트폰이 탄생한 것이다. LG전자는 18대 9 비율 디스플레이를 꽉 채운다는 의미로 ‘풀비전(FullVision)’이란 상표권을 출원했다.
이 소장은 “화면은 스마트폰의 크기와 그립감, 몰입도와 직결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카메라, 센서, 스피커를 전면 상단에 일렬로 배치해 베젤(테두리)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G6의 또 다른 특징은 후면 카메라 렌즈가 튀어나온 소위 ‘카툭튀’가 없다는 것. 카툭튀는 1,000만 이상 화소가 채택된 데 따른 디자인적 한계로, 아이폰7이나 갤럭시S7 등 최신폰도 후면 카메라가 돌출돼 있다.
이 소장은 “디자인 기획 초기부터 ‘카툭튀’를 없애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았다”며 “2015년 말 조준호 사장(MC사업본부장)에게 G6 디자인 콘셉트를 보고할 때도 대화면 구현과 카툭튀 제거를 우선 과제로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발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는 “카메라 모듈에 들어간 부품만 수십 개인데 일일이 분해하며 크기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개발팀과 난상토론을 벌였다”며 “0.4㎜의 카툭튀를 없애기 위해 부품 각각의 두께는 10% 이상 줄였다”고 소개했다.
1,000만대 판매고를 기록한 G3의 영광을 기대한다는 이 소장, 그는 G6가 스마트폰 역사에 이정표로 남길 바란다고 말한다.
“G6가 출시된 후 ‘이게 뭐야. 화면 밖에 없잖아’라는 평가가 많아요. (대화면이라는) 디자인의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된 것입니다. 10년간 변화 없던 스마트폰 디자인에 G6가 중요한 모멘텀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