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과 기업이익 증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무난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유가증권시장(KOSPI)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4·4분기 이후 지수는 상승하여 박스권 상단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국내 기업들의 이익추정치 역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17년 들어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동반 개선되면서 국내 수출경기도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됐다. 국내 기업의 올해 순이익(지배기준)은 약 10% 이상 증가한 12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이 증가하는 속도에 비해서 지수가 상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가수익비율(PER)은 낮아졌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국내 증시 12개월 예상PER은 9.5배로 선진국과 신흥국 대비 각각 56%와 79% 수준으로 2007년 이후 최저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매우 높아 보일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포스코 같은 대기업이 3월 배당을 발표하면서 배당투자에 대한 매력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글로벌 경제상황,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 실적 개선 추이를 감안 시 국내 대형주 투자에 대한 중장기적인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좋아 보일 때 의심을 시작해야 한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6조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수 했다. 과거 경험을 생각했을 때 외국인 과매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국내 수출경기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2월과 같이 전년 대비 20%의 높은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는 어렵다. 기업의 이익 수준이 상승한 것에 대한 재평가는 필요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 이익추정치가 너무 빠른 속도로 높아진 것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경제지표와 방향성, 국내 증시와 기업의 펀더멘탈 및 밸류에이션 등은 어느 것 하나 문제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 보인다. 가장 큰 부담은 단기적인 주가 상승 속도에 박스권 돌파를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월에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가 발표되며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수 있다. 한편으로는 같은 시기에 1·4분기 기업실적이 발표된다. 결국 4월 주식시장에서는 박스권 돌파를 앞두고 극심한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시장보다는 개별기업의 이익과 성장성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