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정맥’이 국민에게 제공하는 산림혜택이 연간 2조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이창재)은 한국임학회, 한국환경생태학회 등과 함께 2009년부터 수행한 ‘백두대간과 정맥의 산림자원 실태와 변화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정맥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13개의 우리나라 고유 산줄기를 말한다. 주변에 91개 시·군, 2,200만명이 삶의 터를 가지고 있고 32개 시·군, 215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백두대간 자락에 비해 더 광범위한 산림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북부지역을 가로지르는 ‘한북정맥’의 경우 연간 혜택이 1조5,335억원으로 가장 높게 평가됐다. 이는 주변에 거주하는 국민 한 사람이 연간 약 12만원의 산림환경 혜택을 받는 수준이다.
그러나 개발 등에 따른 정맥 보호도 시급하다. 정맥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 도로, 공원묘지, 골프장, 채광·채석 등으로 인한 대규모 훼손이 발생한 곳이 800여개소 이상이었다.
또한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산림자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두대간 강원북부지역(향로봉∼구룡령)에서 침엽수들이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향로봉에서 구룡령 구간은 평균고도 1,000m 이상의 고산지역으로 침엽수가 자생하던 공간이었지만 지난해 현재 2009년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활엽수가 54.66%에서 61.06%로 늘어났고 침엽수림 15.14%에서 13.77%로, 혼효림 30.19%에서 25.16%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산림과학원 권진오 박사는 “우리 역사와 함께한 백두대간과 정맥이 지역 주민의 새로운 삶의 방식과 산림구성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과 학계, 관련기관과의 ‘균형잡힌 산림 관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최은형 산림청 백두대간팀장은 “매년 백두대간과 정맥의 산림자원 조사와 훼손지 복원사업을 지방자치단체, 환경사회단체, 관련기관과 함께 실시하고 있다”며 “백두대간과 정맥에 대한 정책적 지원 확대와 함께 해당 지역 산림복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