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20일 “내일(21일) 검찰 출두에 즈음해 박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실 것이다. 준비하신 메시지가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손 변호사는 “더 나아가 입장표명 장소, 표명할 내용 등 더 자세한 것은 제가 알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박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서 직접 육성 메시지를 발표할 가능성은 낮다.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크며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메시지 대독을 시킬 수도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는 검찰 출석 시점에 나오는 만큼 ‘사법적 결백’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지난 12일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집으로 들어갈 때 민 의원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박 전 대통령이 21일 ‘진실’을 다시 언급한다면 이는 검찰을 상대로 양보 없는 법적 투쟁을 벌이겠다는 선언을 하는 셈이 된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그간 일관되게 형사적 책임을 부인해왔다. 최순실의 사익 편취에 대해서는 “몰랐다”는 논리로 대응했고 대기업에 대한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국가를 위해 좋은 뜻으로 한 일”이라고 밝혀왔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최순실과 경제공동체라고 본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대해 “엮어도 너무 억지로 엮었다”고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이런 박 전 대통령이 사법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현 시점에서 자신의 형사적 책임을 인정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아울러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종합적인 인식으로 볼 때도 박 대통령은 결백과 억울함을 재차 호소할 것으로 정치권은 예상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과거 한 측근은 “특정 세력의 음모로 이번 탄핵국면이 기획됐다고 보는 박 전 대통령의 인식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