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지문서 음성·홍채·정맥인증까지…앱 켜고 10초면 송금 OK

■ 진화하는 금융권 생체인증 서비스

미리 바이오정보 등록하면

공인인증서·보안카드 없이

이체·대출 등 금융거래 가능

위변조 어려워 보안성 탁월

심박동·걸음걸이 인증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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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박모씨는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따로 챙기지 못해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송금하기로 했다. 박씨가 앱을 켠 후 손가락만 갖다 대니 송금액을 묻는 메시지만 뜰 뿐 공인인증이나 보안카드 번호 입력 등과 같은 귀찮은 절차가 생략됐다. 미리 송금 앱에 자신의 지문을 입력해놓은 덕분이다. 박씨는 이 앱을 통해 거의 10초도 안 돼 송금 절차를 완료했다. 박씨는 “과거처럼 이체 때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오류가 생기면 처음부터 다시 재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니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간편송금은 이미 일부 은행에서 선보일 정도로 보편적인 서비스가 됐다. 이제 금융권은 지문인식을 뛰어넘어 더 간편하면서도 보안이 좋은 홍채인증 등과 같은 다양한 바이오(생체)인증 경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과 LG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기기에 지문부터 홍채·음성 등 다양한 생체인식 기능을 잇따라 보강하면서 금융권의 간편송금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 들어 거래를 아주 간편하게 하는 생체인증 서비스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모바일뱅킹 앱 ‘신한S뱅크’에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바이오 정보만으로 예금, 대출상품 가입 등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바이오 공인인증 서비스’를 탑재했다. 이 인증 서비스는 이르면 삼성 갤럭시폰의 ‘삼성패스’가 업데이트되는 22일부터 사용할 수 있다. 현재는 지문인증만 가능하지만 차차 홍채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KB스타뱅킹’에 지문 정보를 등록하면 다른 앱인 스타뱅킹미니·KB스타알림·리브(Liiv)까지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애플 아이폰에서 지문인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1일 삼성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KEB하나은행도 모바일뱅킹 앱 ‘1Q뱅크’의 지문·홍채인증 서비스를 통해 금융거래 시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금융업계가 이처럼 모바일 생체인증을 활용한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는 것은 그만큼 보안성이 높고 도난·위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애플·화웨이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생체인식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관련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한 것도 한 요인이다. 적외선 카메라, 각종 센서 등을 스마트폰에 탑재할 정도로 초소형·초정밀화됐고 이를 보안에 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SW) 역시 최근 10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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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편적이던 지문인증은 이미 유행이 지났다고 할 정도다. 지문인증은 지난 2011년 모토로라가 처음으로 도입해 2014년을 전후로 삼성전자와 LG전자·애플 등이 이 기능을 경쟁적으로 탑재하기 시작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최신 스마트폰에서는 물론 시중은행과 모바일지갑 등에서도 돈을 송금하거나 결제할 때 활용되고 있다. KT는 더 나아가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스마트폰 인증에 활용하는 서비스를 지난해 12월 시작했고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출시할 갤럭시S8에 홍채인식과 안면인식 기능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본격적으로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정맥, 심박동, 걸음걸이, 키보드 사용 패턴 등의 차세대 보안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지문인증은 기기의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지문 모양을 촬영해 저장해뒀다가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홍채인증은 안구 속 홍채 주름 형태를 촬영해 인증에 사용하며 정맥·심박동 인증은 적외선이 사람의 정맥을 관통하지 못한다는 점에 착안해 혈관 모양이나 배치, 움직이는 패턴을 읽어내는 원리다. 다만 지문은 손바닥에 물기가 있으면 인증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며 안면인증 등은 나이, 체중 변경, 성형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트랙티카는 글로벌 생체인증 시장을 2015년 20억달러(약 2조3,600억원)에서 2024년 149억달러(약 17조6,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생체인증이 2019년까지 연평균 32%씩 성장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며 2019년에는 스마트폰 11억대, 전체 스마트폰의 56%에 관련 기술이 탑재된다고 내다봤다.

권용민·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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