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비선실세’ 최순실(61)씨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권 회장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재판에서 지난 해 2월22일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독대 자리에서 여자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했고 그 직후 최씨 소유의 매니지먼트 회사 ‘더블루 K’의 연락처를 전달받았다”고 진술했다.
권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특히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배드민턴팀이 만들어져서 거기에 포스코 같은 기업이 지원을 해주면 대한민국 체육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취지의 말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대 뒤 인근에서 대기하던 안 전 수석이 조성민 더블루K 대표의 전화번호를 건네주며 만남을 주선했다며 “처음으로 들어본 이름이었기 때문에 왜 이런 기업 이야기가 나오나 하고 의아스럽게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포스코는 미르재단에 30억원, K스포츠재단에 19억원을 출연했다. 하지만 권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한 감사 표시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재단 출연을 결정한 것은 “문화·체육 융성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자발적으로 했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부담을 가졌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