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뒤바뀌는 시총 순위...현대차 2위 탈환

저평가·지배구조 개편 기대감

외인, 하루에 1,200억 사들여

주가 22개월만에 17만원 터치

코스피는 장중 2,180선 돌파



코스피지수가 21일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장중 2년여 만에 2,180선까지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을 외국인이 사들이며 전일보다 0.99%(21.37포인트) 오른 2,178.38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64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1,842억원, 개인은 2,37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시장의 특징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손바뀜이다. 특히 현대차는 SK하이닉스를 밀어내고 시가총액 2위를 탈환했다. 미국의 동일 업종 대표 종목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외국인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현대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8.63%(1만3,500원) 오른 1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가 17만원을 터치한 것은 지난 2015년 5월8일(17만3,000원)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이다. 오후 한때 17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현대차의 시총은 37조4,469억원으로 불어났으며 SK하이닉스(34조6,165억원)와 약 2조원 차이를 벌렸다.


현대차의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외국인이었다. 지난달 중순부터 현대차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현대차 주식 1,198억1,400만원어치를 쓸어담았다. 기관도 전날에 이어 311억6,900만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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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는 현대차가 2014년 9월 한전 부지를 인수한 후 주가가 2년 넘게 조정을 겪으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전 부지 인수 당시 18만~19만원대였던 현대차 주가는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줄곧 13만~15만원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해왔다. 현대차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5조7,000억원대(에프앤가이드 집계)로 실적 모멘텀은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동종 업종 대비 주가 낙폭이 과하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현대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35배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29.4배보다 훨씬 낮다. 6년 전 주가 상승률과 비교해봐도 GE가 45.9% 오르는 동안 현대차는 -68%로 역주행했다. 현대차와 GE는 글로벌산업분류(GICS) 체계상 자유소비재로 같은 업종이다.

여기에 골드만삭스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외국인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가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시장의 컨센서스와 달리 재무여력이 좋은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편에서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것도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기아차(000270)·현대모비스(012330)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주주권익을 보호할 기구인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를 위한 이사회 규정안을 통과시켰다. 증권업계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가 설치되면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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