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나홀로 손실에도...러시아펀드 인기

유가 상승 기대감 고조

연초 이후 686억 유입



러시아펀드가 올 들어 해외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금이 순유입돼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유가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러시아펀드를 주목하는 이유로 분석했다.

2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20일 기준) 러시아펀드의 수익률은 -3.70%로 전체 유형별 해외펀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펀드 가운데 인도펀드의 수익률이 11.89%로 가장 높았으며 브라질(9.41%), 글로벌(5.51%)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신흥유럽 펀드도 0.11%로 플러스 수익률을 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자금흐름은 수익률과 비례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펀드에서 총 3,141억원이 빠져나갔지만 러시아펀드로는 되레 686억원이 유입됐다. 러시아펀드 이상의 자금유입을 보인 펀드는 글로벌(4,644억원)과 인도(941억원)가 유일했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인도·글로벌펀드에 자금이 몰린 것과 달리 러시아펀드는 손실을 내고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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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러시아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3일 배럴당 55.24달러를 기록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미국의 재고량 증가에 대한 우려로 지난 14일 47.09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최근 들어 49달러대를 웃도는 등 50달러 재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증산에 따른 재고량 증가가 현실화되며 최근 유가가 급락했지만 그렇다고 다시 지난해 초와 같은 극단적 하락 국면으로 진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가가 일시적으로 배럴당 40달러 부근까지 급락하더라도 오래 머물지 않고 다시 45~55달러 밴드 안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운용사도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러시아펀드를 추천한다. 유가 외에도 10%에 달하는 높은 기준금리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의 모멘텀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준환 JP모간자산운용 해외펀드담당 본부장은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이 에너지와 관련돼 유가가 40달러를 밑돌면 단기적으로는 큰 변동성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기준금리가 올해 1.50%포인트 정도 하락할 여력이 있는데다 경제 관련 지표도 좋아지고 있고 PBR 기준으로 이머징마켓 중 가장 싼 나라인 만큼 투자가치가 충분한 나라”라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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