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박삼구회장 컨소시엄에 양도...금호타이어 채권단 수용 진통

주주협의회 결론 못내

산업은행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컨소시엄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의 부의를 연기하면서 박 회장과 채권단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박 회장 측이 산은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산은은 돌연 중대 결정을 미뤘다. 여기에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중국 더블스타가 국내 고용 유지 입장을 밝히며 인수 의지를 공론화하고 나서면서 산은의 결정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산은은 특히 컨소시엄을 허용해도 중국 더블스타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고 허용하지 않을 경우 박 회장이 법적 소송을 검토하고 있어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당초 지난 20일 주주협의회 앞에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서면 부의해 22일까지 주주협의회 기관들의 의견을 모아 결론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연기했다. 산은 수뇌부는 20일 서면 부의에 앞서 실무진을 불러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부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법률 검토를 우선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자칫하다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만큼 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파악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주 말인 19일을 전후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유력 정치인들이 일제히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한 데 대한 준비가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법적인 검토와 더불어 우리은행 등 다른 채권단의 입장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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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측은 “컨소시엄 허용 여부 안건 부의는 늦어도 이번주 내에는 진행할 계획”이라며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내부에는 소송 압박을 내걸고 있는 박 회장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며 완강한 기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도 가세해 중국 업체에 매각하는 데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지면서 산은도 최대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법적 검토 후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주주협의회는 이달 14일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조건을 통보했다. 산은 측은 애초 ‘또 다른 소송 문제로 더블스타와의 계약서를 박 회장 측에 보낼 수 없다’던 입장에서 한발 벗어나 계약서를 송부했다. 다만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더블스타 측에 제공했다고 알려진 확약서는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의 한 관계자는 “20일자로 계약서는 송부받았으나 확약서는 받지 못했다”며 “확약서가 오기 전까지는 30일 이내에 의사를 밝혀야 하는 우선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이 계산되지 않는다”고 확약했다. 산은의 계산대로라면 박 회장 측은 더블스타가 부른 인수가 9,550억원에 되살지에 대한 답변을 되살 수 있는 자금 마련 방법과 함께 다음달 13일까지 제출해야 하지만 박 회장 측은 아직 제한기간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한편 더블스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금호타이어 인수 후 현재 금호타이어 임직원에 대해 고용을 승계·유지하며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 제고 및 지속 성장을 위해 지역인재를 더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채권단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내에 불거진 중국 매각 우려를 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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