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조환익 한전 사장, “한전은 위태롭다...파괴적 혁신으로 신산업 뛰어들 것”





“겉으로는 한전이 이익이 많이 나 긍정적인 면들이 많지만 글로벌 유틸리티 회사들의 최근 사정을 보면 한전도 어두운 면이 많습니다. 파괴적 혁신을 통한 새로운 산업 진출로 위기를 극복하겠습니다”

2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연임이 확정된 조환익(사진) 한전 사장은 이날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전의 위기론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조 사장은 “사장을 맡은 지 4년이 지나니 이제 유틸리티 회사가 어떤 것인지 조금 보이는 것 같다”며 “보이고 나니 굉장히 어려워졌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이 위기의식을 느끼는 이유는 최근 글로벌 전력회사들의 경영상태가 크게 악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력 산업에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기존 전력회사들의 시장을 점차 침투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 유틸리티 회사인 RWE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0년 104%나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68%나 줄었다. RWE는 주력 사업을 기존 전력 공급 사업에서 자동차 충전·판매업으로 바꿨다. 유럽의 다른 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온(E.on)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75% 줄었고 시총은 70% 감소했다. 엔지(ENGIE), EDF도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지며 신재생 에너지 사업,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사업 등으로 주력사업을 바꾸고 조직도 혁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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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사장은 “전기 팔아서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며 “한전 역시 올해는 지난해보다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이익이 지속 가능할 지에 대해서도 물음표”라고 말했다. 산업 침체로 전력 수요는 갈수록 줄어들고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요구도 거세지는 등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전은 새로운 산업으로 탈출해 전력회사가 아닌 새로운 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내놨다. 특히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맞춰 사물인터넷(IoT), 전력 빅데이터, 전기차 등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 조 사장은 “한전은 900만개의 기자국이 있어 여기에 센서를 설치하면 공공서비스, 유동인구 정보, 전력 설비 감시 등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축해야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진입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어비앤비, 우버를 보면 기존에 공유하지 않았던 집과 자동차도 공유하는 데 우리도 전력 데이터를 공유해 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이 자리에서 도시바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영국 원자력발전 컨소시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조 사장은 “도시바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라면서 “다만 영국 원전 컨소시엄인 누젠(NuGen) 인수에는 부채·자본 등 매각 관련 구조가 정해지면 가장 빨리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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