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아직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은 미미하지만 ‘경제통’ ‘정책통’이라는 이미지는 주자들 가운데 가장 확고하다. 그를 돕는 사람들도 경제통들이 눈에 띈다. 전·현직 국회의원 20여명이 중심이 돼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유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임을 보여주듯 캠프에는 유 의원과 한솥밥을 먹었던 KDI 동료들이 포진해 있다. 대표적으로 이혜훈 의원을 꼽을 수 있다. 이 의원은 1987년부터 유 의원과 함께 KDI 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17대 국회 때부터 경제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한나라·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의 경제 관련 법안 처리를 이끌었다. 20대 국회에서는 기획재정위원장을 노렸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 의원은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도우며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다 박 전 대통령과 등을 돌려 ‘탈박(탈박근혜)’ 낙인이 찍힌 것도 유 의원과 닮았다.
이 의원과 같은 KDI 출신인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김인규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자문그룹에 속해 경제 공약을 조언하며 유 의원을 돕고 있다.
유 의원의 핵심 측근이자 교수 출신인 이종훈·민현주 전 의원도 유 의원의 경제보좌역을 자처한다. 이 전 의원은 유 의원의 공약 1·2호인 육아휴직법과 칼퇴근법을 만들었고 양적 완화 주장을 이끌었다. 민 전 의원은 캠프 대변인으로 공보 업무를 맡고 있다. 경제통인 유 의원의 뜻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인사로 평가된다. 유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낼 때 원내대변인을 맡아 ‘유승민의 입’이 돼왔다.
19대 국회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을 이끌었던 김세연 바른정당 의원도 유 의원의 경제 공약 만들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종훈·민현주 전 의원도 김 의원과 같은 경실모 출신이다.
유 의원을 돕는 사람들은 ‘공천학살’과도 연관이 있다. 캠프에 합류한 인사 대부분이 지난 4·13총선 때 친박으로부터 유승민계라는 이유로 공천학살을 당한 사람들이다. 이종훈·민현주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이밖에 공천학살 피해자인 조해진 전 의원은 전략기획팀장을 맡았고 권은희·류성걸·김희국·이에리사 전 의원은 네트워크를 다지며 세 확장에 노력하고 있다.
유 의원과 함께 한국당을 나와 바른정당에 합류한 현역 의원들도 유 의원의 든든한 조력자다. 유의동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았고 3선인 김영우·이학재 의원은 비경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재선인 홍철호 의원은 유 의원을 돕기 위해 뒤늦게 한국당을 탈당해 캠프에 합류했다.
한때 적이었던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도 유 의원을 돕는 대표 세력이다. 유 의원은 캠프 출범 당시 선거대책본부장격에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발탁했다. 앙숙이었던 둘이 화해한 건 유 의원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로 유명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덕분이다.
진 전 장관은 캠프 출범 당시 유 의원을 “여의도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친이계 출신 신성범 전 의원은 캠프 메시지 업무를, 이명박(MB)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정하 전 대변인은 유승민 캠프 공동대변인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