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서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1,072일째 차가운 바다 속에 갇혀 있는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의 절규. 이들이 지난 3년 가까이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이 흘렸던 눈물이 또 다시 팽목항에 흩트려졌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선체인양이 시도된 22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 등대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눈시울을 붉히고 중간중간 목이 메어 말을 이어가지 못하면서도 호소문을 한글자 한글자씩 읽어내려갔다. 그들의 지난 시간이 그러했을 터다. “부모의 마음으로 세월호를 인양해주세요.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가 세월호를 올릴 수 있습니다. 작업자들이 안전하고 순조롭게 인양에 성공할 수 있도록 다 함께 힘을 모아 주세요.” 힘들게 호소문을 발표한 후 미수습자 가족들은 간절한 소망과 깊은 감사를 담아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약 50명도 이날 새벽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팽목항을 찾았다. 이들은 시험인양이 성공해 본인양이 결정되면 배를 타고 사고 해역을 찾을 예정이다. 한 단원고 희생 학생의 아버지는 “3년 가까이 선체 인양을 바라다가 막상 인양이 임박한 시점이 되니 오히려 착잡하다”며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미수습자들 9명이 모두 온전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반 시민들도 세월호의 안전한 인양을 기원하며 힘을 보탰다. 이날 홍익대 앞에서 노란리본을 나눠주며 ‘선체인양 촉구 캠페인’에 나선 자원봉사자 최모(72)씨는 “세월호가 진짜 올라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전날부터 가슴이 뛰어 잠을 못 잤다. 제발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닦았다.
17살 아이들 둔 엄마로 2년째 매주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는 고규인(51)씨는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당신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지난 2년 간 홍대 앞을 지켰다”며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미수습자 를 수습해 기다리는 부모들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진도=최성욱·이두형·신다은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