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발암성 물질까지 포함돼 있어서 안정성 평가와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생리대는 의약외품으로 구분돼 제품성분 공개 의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는 21일 여성환경연대가 주최한 ‘여성건강을 위한 안전한 월경용품 토론회’에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진은 국내 일회용 중형 생리대 5종, 팬티라이너 5종, 다회용 면 생리대 1종 등 총 11개 제품이 체온과 같은 환경의 밀폐 공간 안에서 어떤 화학물질을 방출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약 200종의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방출됐고, 이중 20종의 독성화합물질(벤젠·스티렌 등)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성분인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은 면생리대에서 가장 많이 방출됐지만 물세탁하면 72%, 삶으면 99% 방출물질이 줄었다.
이번에 검출된 유해성 화합물질로는 발암물질인 벤젠과 생식독성을 위험이 있는 톨루엔 등으로 알려졌다.
면생리대와 중형생리대·팬티라이너 각 1종에서는 발암성 1군 물질이자 생식독성인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발암성 물질인 스티렌은 면생리대와 중형생리대, 팬티라이너 모두에서 나왔다.
20종 외에 유해성 평가가 제대로 안 된 물질도 검출됐다.
김만구 교수는“우리가 숨 쉬는 공간인 다중이용시설 실내 관리 총휘발성유기화합물 기준과 비교하면 수십 배 이상 높은 농도에 장시간 노출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만구 교수는 또 “(기준보다) 500배 가까이 높은 제품도 있다. 생리대와 피부 사이의 공간이 좁은 만큼 더 진한 농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여성 외음부는 일반 피부와 달리 습기·마찰에 취약해 화학물질 흡수가 용이하다”며 “의복류에 의해 폐쇄된 조건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화학물질이 존재할 경우 노출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 화학물질 안전성에 대한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