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국민 숨막히는데 미세먼지 용어 바꾼다고 달라지나

지난 며칠간 많은 국민들이 외부활동을 못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극심했다. 특히 21일에는 서울의 공기 질이 세계 주요 도시 중 두 번째로 나쁘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대기오염 실태를 모니터하는 다국적 커뮤니티 ‘에어비주얼’이 이날 오전7시 기준 서울 공기품질지수(AQI)를 조사해보니 179로 뉴델리(187) 다음으로 좋지 않았다. 대기오염이 가장 심할 것이라던 베이징은 정작 6위였다. 그래도 베이징보다 낫다는 것을 위안 삼아왔던 우리 국민들로서는 충격적인 결과다.


이 지경인데 정부는 뭐하고 있느냐는 국민들의 원성은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기자회견을 자청해 내놓은 것이라고는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지 않은 이유와 미세먼지·초미세먼지를 부유먼지·미세먼지로 바꾸는 용어변경 설명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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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북서풍을 타고 날아드는 미세먼지 대책에 대해서도 원인을 분석한 후 중국에 조치를 요구하는 게 순서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늘어놓았다고 한다. ‘중국발 미세먼지 원인 분석 중’이라는 고장 난 레코드를 수년째 계속 틀고 있는 꼴이다. 국민들은 하루하루 숨이 막힐 지경인데 한심한 노릇이다. 물론 미세먼지 대책이 단기간에 성과를 거두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까다로운 비상저감조치 발령조건을 손질하는 등 기존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제협력 강화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 무엇보다 미세먼지 문제는 범국가적 사안인 만큼 불편을 감수한 국민들의 협조와 대선주자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미세먼지 8대 공약을 발표한 게 전부다. 다른 대선주자들도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게 정부와 정치권이 누누이 강조하는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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