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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진도 울금 밥상 소개…울금청·울금수제비·울금독옷묵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진도 울금 밥상 소개…울금청·울금수제비·울금독옷묵




23일 방송된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바람의 섬, 맛과 향에 취하다 - 진도 울금’ 편이 전파를 탔다.


■ 보배로운 섬 진도의 보물, 울금에 빠진 석교마을 이야기

울금이라는 이름이 조금 생소할 수도 있다. 아니면 카레의 원료인 강황을 떠올릴 것이다. 울금은 생강과에 속하는 열대작물의 뿌리로 인도가 원산지다. 긴 일조량과 따뜻한 기후, 해풍 덕분에 진도는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울금 주산지가 됐다.

흔히 알려진 강황은 인도에서 말하는 뿌리 상단의 노란 부분만을 뜻한다. 대한한의사협회에서는 뿌리 최하단에 자리 잡은 하얀 부분을 울금, 상단의 노란 부분을 강황이라고 규정했는데, 진도 사람들은 이 모든 부분을 울금이라고 부른다. 커큐민 성분이 많아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울금의 진가는 밥상에서 가장 빛난다.

향기로우면서도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울금에 중독된 마을이 있다. 임회면 석교마을 사람들에게 울금은 만병통치약이자 없어서는 안 될 만능 조미료다. 대부분의 울금은 말리거나 가루를 낸 형태로 보관하지만, 석교마을 사람들은 싱싱한 울금으로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

생울금을 얇게 썰어 청을 만들어 약으로 삼거나, 수육 만들 때 누린내를 없애고 감칠맛을 더할 때 사용한다. 손주들을 위해 설탕이나 물엿을 넣고 오래 끓여 정과를 만들기도 한다는데. 영양까지 덤으로 얹어진 황금빛 울금 밥상을 기대해보자.

■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니 - 3대 모녀의 울금과 약초로 차려낸 봄 보양 밥상


추위나 거센 바람에도 힘든 농사일을 거뜬히 해내는 장슬기 씨는 이제 귀농 4년 차, 이제 제법 농사 노하우도 생긴 젊은 농부다. 가족들과 약초를 재배하는데, 농사는 부모님에게 배우지만 음식만큼은 할머니가 가장 좋은 스승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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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캐온 칡과 직접 재배한 울금으로 가루를 내어 수제비를 끓이는 방법은 할머니와 어머니의 지혜가 함께 녹아있다고.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었지만, 사랑하는 자식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말하는 이추엽 할머니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가족 모두가 함께 재배한 약초로 차려낸 보양 밥상도 울금으로 곱게 색을 더해 밥상에 따뜻한 봄날을 부른다.

■ 울금을 만나면 바다도 맛있어진다 ? 조도의 오래된 토속음식과 울금의 만남

진도 앞바다 건너 조도 어류포마을에는 평생 섬을 떠나본 적 없는 토박이 부부가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좋은 목을 골라 물이 빠질 때를 노려 갯가에서 해초를 채취하고, 낚시로 고기를 잡아 오는 것이 이 부부의 소소한 일상. 섬에서 제일가는 미인이던 시절은 속절없이 가버렸다지만, 그래도 고운 빛깔 품은 울금처럼 추억들은 여전히 생생하다.

울금독옷묵에서도, 고구마톳나물무침에서도 섬 생활의 기억이 담겼다. 평소 부지런하고 일을 잘 도와준다는 남편 덕분에 섬 살이가 팍팍하지만도 않았다고. 크고 작은 일을 함께 견뎌내어 더 단단해진 부부의 토속음식을 만나보자.

■ 40년 부부 사랑, 황금빛 봄을 꿈꾸다 ? 울금으로 차린 술과 안주상

미용사로 성공하겠다며 도시로 떠난 당찬 아가씨와 고향 진도에 남아 정갈한 필체로 안부 편지를 보내던 마음 착한 윗집 오빠! 두 사람은 이제 손발 맞춰가며 살아온 지 40여 년이 됐다. 말 없는 남편 덕분에 무뚝뚝했던 아내는 소리꾼에 수다쟁이가 다 됐다.

무엇하나 닮은 구석이 없었지만, 10년을 꼬박 주고받던 편지에 꾹꾹 눌러쓴 그 마음은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닮았다. 빛바랜 편지처럼 기억은 희미해졌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 법, 그 마음이 향긋한 향과 밝은 빛깔의 울금 같다. 황금빛 봄을 담은 전매자 씨 부부의 울금막걸리와 울금안주상을 받아보자.

[사진=KBS 제공]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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