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팽목항 주말 맞아 전국 각지서 조문행렬 이어져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 25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75일 만에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하는 작업이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조문객들이 주말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찾아왔다. 더 이상 팽목항 앞바다에서 세월호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궂은 날씨에도 조문 행렬은 한동안 계속됐다. 우산을 쓴 조문객들은 팽목항 방파제 위에서 육안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먼바다를 한동안 응시하며 가슴 속에 묻어뒀던 3년 전 참사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오후 들어 날이 개면서 팽목항 인근 세월호 분향소 앞은 조문객들로 긴 줄이 연출되기도 했다. 조문객들은 분양소 입구에 마련된 방명록에 “잊지 않겠습니다.”, “어서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세요.”, “진실도 인양됐기를…” 등의 글을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써내려갔다. 희생자들의 영정사진 앞에선 일부 조문객들은 묵념 도중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일부 조문객들은 유가족들에게 담요와 먹을거리를 전달하며 “넉넉하게 준비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오후 12시30분께 분향소 바로 옆 선착장으로 미수습자 가족들이 도착하자 취재진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지난 22일 오전 배를 타고 떠났다 나흘 만에 돌아온 미수습자 가족 10명은 세월호의 성공적인 인양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미수습자 가족을 만난 조문객들은 서로를 안아주며 “고생했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3년째 도보로 팽목항을 찾은 ‘세월호 3년 상을 치르는 광주시민모임’ 회원들도 이날 분향소를 찾았다. 이들은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미수습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는 것을 기월하기 위해 지난 2014년 12월부터 매달 한 번씩 총 28차례 도보 순례를 이어왔다. 이날도 진도읍에서 팽목항까지 총 23㎞를 걸어와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광주시민상주모임 회원 조재형(48)씨는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되서 다행이지만 왜 이렇게 늦게 올라왔는지 모르겠다. 진실도 함께 올라왔기를 기대한다”며 “당분간 진상 규명을 위한 순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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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왔다는 박준석(47)씨 가족은 “3년 만에 다시 팽목항을 찾았는데 여전히 미수습자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세월호가 인양되더라도 팽목항은 우리 가슴 속에 특별한 의미로 새겨져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왔다는 한철순(68)씨는 “자식을 바다에 둔 채 3년을 보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느냐”며 “이런 비극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과 경기도 안산 등 전국 각지에 마련된 분양소에도 주말을 맞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글·사진(진도)=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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