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9시15분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75일만에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인양 작업을 시작한 지 83시간45분만이다. 이제 세월호는 목포신항으로 가는 마지막 항해만 남겨뒀다.
해양수산부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은 26일 “세월호를 싣고 있는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이 이날 오전 0시께 부양을 완료하고 세월호 선체 내 배수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세월호를 적재한 반잠수식 선박은 25일 오후 6시30분부터 부양작업을 시작해 약 3시간만에 세월호 선체를 해수면 위 16m까지 올렸다.
앞으로 남은 일은 목포신항에 세월호를 거치하는 작업이다. 그전에 세월호는 3일간 선체 내 해수와 잔존유를 제거한다. 출발 직전에는 세월호를 반잠수선에 고정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소조기가 끝난 만큼 예상치 못한 파고와 풍랑 등 기상 여건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반잠수선이 약 90㎞ 떨어진 목포신항으로 세월호를 이동시키는 데는 꼬박 하루가 걸릴 전망이다. 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 앞까지 도착하면 3년간 해저에 있던 세월호 선체의 기본 방역과 점검, 하역 준비 등을 위해 3일을 대기해야 한다. 이후 가장 까다로운 작업인 반잠수선과 항구에 설치된 레일(모듈러 트랜스포터)을 이용해 세월호를 육상에 올리는 작업이 진행된다. 이 과정이 원활히 이뤄지면 세월호 선체는 이르면 다음 달 1일 목포신항에 거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거치되면 그 때부터는 그 동안 제기됐던 숱한 의혹들을 해소할 차례다. 사고 이후 검경합동수사본부 등 수사당국과 정부는 세월호가 선체 복원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조타수의 부적절한 조타로 무리하게 실은 화물들이 쏟아지면서 균형을 잃고 침몰한 것으로 결론냈다. 그러나 세월호가 암초나 다른 선박에 부딪혔다거나 폭침을 당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나왔다. 지난해에는 네티즌 ‘자로’가 잠수함 충돌설까지 제기했다. 당장 육안으로 보이는 세월호는 곳곳이 녹슬고 일부분이 떨어져 나가기는 했지만 큰 형체 변형이나 충돌, 파손의 흔적은 없어 보인다. 다만 세월호의 방향타가 침몰할 정도로 꺾이지 않은 모습으로 발견되면서 정부의 원인 규명에도 다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세월호의 방향타는 현재 오른쪽으로 5~10도 정도만 꺾인 모습이다. 또 세월호의 인양과정에서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선미 좌측 램프를 제거해 원인 규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