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근로기준법 합의 실패] ① 특별연장근로 놓고 “中企위해 한시 허용”vs“법취지 퇴색...불가”(종합)

<대선 전 처리 무산...쟁점이 뭐길래>

② 휴일근로 중복할증 100%냐 50%냐 대립

③“사업주 처벌면제는 형법원리 배치” 논란

④ 근로시간 축소 따른 임금 보전 여부 마찰

⑤ 완충장치 없을 땐 기업 피해 年12조 달해

근로시간 단축을 핵심으로 하는 여야 논의가 무산된 것은 특별연장근로 허용과 휴일근로 중복할증, 임금 보전 등의 쟁점 사항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로시간 52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데 과연 무엇이 문제길래 세부 내용 적용을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일까. 근로시간 단축을 둘러싼 쟁점과 정당별 입장을 정리해봤다.

①특별연장근로 허용 여부=첫 번째 쟁점은 ‘1주일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 도입 여부다. 그동안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옛 여권은 사업장 규모와 상관없이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자고 주장해왔다. 한시적 형태로 운영하더라도 ‘52시간+8시간’을 통해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가 안 된 중소기업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에서 ‘특별연장근로를 도입하면 근로시간 단축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옛 여권은 23일 논의에서 ‘(처벌 유예 기간이 끝난 후) 300인 이하 중소기업은 4년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자’며 한 발 물러섰다.


②휴일근로 중복할증=휴일근로 중복할증은 좀 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이다. 현재 주당 최대 근로가능시간이 68시간인 것은 ‘1주일에 휴일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정부 행정해석 때문이다. 주중 근로시간(40시간)과 연장근로시간(12시간)은 총 52시간이지만 이 행정해석에 따라 휴일에 별도로 16시간을 더 근무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시간단축법은 이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68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휴일근로 중복할증은 바로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다. 휴일에 근무한 것은 휴일·연장근로를 동시에 한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연장근로 가산금(통상임금의 50%)에 휴일근로수당(통상임금의 50%)을 합쳐 기존 임금에 100%의 수당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통일된 입장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심각하게 가중된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를 감안해 휴일근로 중복할증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진 현행대로 중복할증 없이 50%만 지급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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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면벌조항 법적 문제 없나=환경노동위원회는 앞선 논의에서 “면벌조항은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근로시간 단축을 도입하되 특정 기간 동안은 사업주가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무를 시켜도 처벌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2년 간, 300인 이하는 4년 간 처벌을 유예하는 내용이 골자다.

제도의 연착륙을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실제로 도입될 경우 만만치 않은 논란이 예상돼 왔다. 정부 측은 그동안 “처벌조항에 대한 시행 시기만 별도로 유예하는 입법례를 찾기 힘들고 형법의 일반원리에도 배치되기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의 시행 자체를 유예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펴왔다.

④임금 보전 여부=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삭감 여부도 주요 쟁점이다. 한국당과 민주당·바른정당은 근로시간이 줄면 임금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민주당은 휴일근로 중복할증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휴일근로 임금이 높아지면 어느 정도 임금 보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정의당은 일반 근로자의 생계유지를 위해서는 반드시 별도의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⑤산업계 피해 규모=이 모든 쟁점은 우리 기업들의 피해 규모와 직결돼 있다. 한국경제원 분석에 따르면 특별한 완충장치 없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지난 2015년 기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족인원은 총 26만여명이며 이들 고용에 따른 비용은 연간 12조3,237억원에 달한다. 이 피해 규모의 70%는 300인 이하 중소·중견기업이 뒤집어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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