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똑똑한_직장생활 가이드 ‘플랜 Z’] <18>상사를 관리하라

최명화 최명화&파트너스 대표최명화 최명화&파트너스 대표


관리는 아랫사람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윗사람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사원, 대리 직급에서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다가 차장, 부장이 되면서 고속 승진 탄력을 받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반대로 과장일 때는 훨훨 날아 모든 프로젝트를 다 해내던 사람이 팀장이 되면서 오히려 빛이 바래 임원 문턱에서 무너지는 경우도 매우 많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가 상사 관리에 탁월하다는 것이다. 이는 무조건 윗사람 뜻에 맞춘다거나 충성을 다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보다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상호간의 윈·윈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일이다. 윗사람은 항상 바쁘고 여러 가지 신경 쓸 일이 많다. 상사의 분산된 관심과 수시로 변경되는 스케줄 속에서 상사를 잘 모시려면, 즉 잘 관리하려면 몇 가지 원칙을 이해해야 한다.


▲상사에게 마지막 순간 서프라이즈를 가지고 가지 마라

상사들은 자신이 모든 상황을 완벽히 컨트롤하고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조직에서의 서프라이즈는 설령 그것이 즐거운 소식이라 해도 달갑지 않다. 자신이 모르는 상태에서 일이 진행되고, 마지막 순간에 결과로 드러나는 것을 매우 위협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자신이 그 사안에서 제외되었다 느끼면서 ‘관리자’인데 관리를 못 했다고 여기게 된다.

‘보고 시간을 잡아 놓았는데 부장님 일정이 변경되어 보고 드릴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 부분까지 마무리하고 말씀드리려 했는데 생각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어 버렸습니다.’

상사에게 미리 보고하지 못한 이유, 사연 없는 무덤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이러한 핑계는 설득력이 없다. 주도면밀하게 준비하여 반드시 미리미리 상사를 상황에 적절히 포함시켜 놓아야 한다.

상사가 물을 마시러 휴게실에 들어오거나 잠깐 창밖을 보는 시간이 기회다. 잠깐잠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업데이트를 하고 인풋을 받아야 한다. 우연히 점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느닷없이 일 얘기를 꺼내는 것은 어색하더라도, 회사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자연스럽게 함께 걸으면서 업무 어려움을 토로해도 좋다. 상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 자신의 일을 어필하는 부하직원 일에 한 번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가 하는 일은 아주 적절하게 관리되며 진행되고 있다 믿으며 안심하게 된다. 마지막 순간의 서프라이즈가 아닌 상사의 시야의 적절한 거리로 항상 머물러야 하는 것이다.

▲상사의 인풋을 구하라


상사에게 바른 방법으로 정보를 주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상사가 적절하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상황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한 원칙이다. 상사는 늘 불안한 존재이다. 자신이 조직에 필요한 사람인지 부하직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인지, 자신의 생각이 영향력이 있는 건지 늘 불안하고 확인받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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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그 인풋을 얼마나 유용하게 생각하느냐는 두 번째이고 일단 스스로 인풋을 주었다는 행위 그 자체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상사에게 적절한 기회를 마련해 인풋을 주게 함으로써 상하간의 신뢰가 강화될 수 있다. 더불어 상사의 인풋은 대체로 유용하다. 한번에 완결성 있는 보고를 하고 한번에 받는 인풋보다 내용을 단계별로 나누어 시점별로 받을 때 더욱 유용하다. 그래야 인풋을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모두 부담이 덜하고 인풋 받는 내용도 제한적이어서 비교적 정확한 질의 인풋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상사의 관점에서 생각하라

상사 관리는 상사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상사의 뜻에 무조건 맞추라는 것이 아니다. 상사는 내가 알고 있는 정보 이상의 것을 알고 있으며 상사의 관심사는 회사의 이익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상사의 관점과 관심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유익하다.

어떤 관점에서 이 일을 보는 지, 드러난 이유 외에 상사가 고려하는 다른 이유들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상사가 주로 쓰는 단어를 관찰해보고 이를 통해 성향을 파악한 후 그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도 상사의 관점을 이해하는 좋은 연습이다. 누구나 비슷하게 말하고 표현하는 것 같지만 사람마다 즐겨 쓰는 단어가 있다. 어떤 사람이고 어떤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사람인지가 그 단어들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 ‘혁신’, ‘효과’, ‘가치’등의 단어를 많이 쓰는 경우 일의 결과에 대한 강박이 드러나는 경우다. 또 ‘더 노력하다(going extra mile)’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면 주어진 일만 하는 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일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상사다. 또 ‘함몰(swarmp)’과 ‘주도적(on top)’라는 표현에서는 주도적이며 선제적인 일 처리 태도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의도적으로 상사가 선택하는 언어를 관찰하고 그 언어를 통해 가치를 파악하고 나아가 그 가치를 실천하고 보여주려 노력하라. 이것이야말로 깊이 있는 상사 관리이다. 상사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제대로 함께 일하려는 노력이기 때문이다. /최명화 최명화&파트너스 대표 myoungwha.choi00@gmail.com

최명화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마케팅 컨설턴트, LG전자 최연소 여성 상무, 두산그룹 브랜드 총괄 전무를 거쳐 현대자동차 최초의 여성 상무를 역임했다. 국내 대기업 최고 마케팅 책임자로 활약한 마케팅계의 파워우먼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최명화&파트너스의 대표로 있으면서 국내외 기업 마케팅 컨설팅 및 여성 마케팅 임원 양성 교육 프로그램인 CMO(Chief Marketing Officer)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오랜 직장 생활을 통해 직접 경험하고 터득한 ‘조직에서 스마트하게 승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현장 전략서 ‘PLAN Z(21세기북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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