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사랑, 당신

김경애

앞마당 평상 위 둥근 밥상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밥을


가족이 함께 먹던 그때

땅바닥에 곤두박질치는 꽃송이

그 꽃자리에 남겨진 까만 꽃씨가

통점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때

서툰 몸짓으로 머뭇거리리다가

말하지 못한 것이

이별이었다는 것을 몰랐던 그때

상처가 상처를 보듬어야

새살이 돋는다는 것을 알았던 그때


그때, 늦은 인사가 되어버린 사랑,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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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너는 밥이 땀이라는 것을 모르고 먹어도 될 아이였단다. 그때 너는 꽃잎의 붉은 웃음이 통증 때문이라는 걸 몰라도 좋을 소녀였단다. 그때 너와 나는 서툰 몸짓의 의미를 천천히 읽어도 좋을 풋사랑이었지. 마침내 당신은 꽃도 그늘이 있다는 걸, 상처는 새살이 돋는 자리라는 걸 알게 되었군요. 늦은 인사라니요. 아쉬워하는 이때가 바로 등 뒤로 당신을 기다려온 그 손을 따뜻이 맞잡아줄 알맞은 때이지요.<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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