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정치리스크 키우는 트럼프 '패밀리정치'

민주당과 협력하기보다

이방카·쿠슈너 정치력에 의존

비선-국정간 이해충돌 확대

‘오바마케어(건강보험)’ 폐지에 실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제개혁 등 중대 정책을 앞두고 민주당 등 야당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보다 아들·딸과 사위 등 가족에 더욱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에서의 첫 패배 이후 국정 지지율이 더 하락하는 가운데 이 같은 ‘패밀리 정치’가 미국 내 정치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정치적 패배로 당한 타격을 세제개혁 카드 등으로 만회하기 위해 야당인 민주당과의 협력이 절실하지만 갈수록 대선 승리의 공신인 맏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에게 기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날 친정인 공화당 강경파의 반대로 트럼프케어가 실패한 뒤 민주당과의 협력 가능성이 부상하자 “절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그간 적대적이었던 민주당에 대한 태도변화를 시사했지만 감세뿐 아니라 반(反)이민정책, 러시아 커넥션 등 양측 간 입장 차가 확연한데다 트럼프 정부의 유연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와 협력하는 대신 대선 기간 ‘비밀병기’로 불린 이방카와 그의 남편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힘을 실으며 위기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쿠슈너는 백악관에 신설된 ‘미국혁신국’ 이라는 막강한 조직의 수장에 임명됐고 이방카 역시 정부 개혁을 주도할 혁신국에 깊숙이 개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트럼프그룹 경영에만 전념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고 차남도 공화당 모금행사 등에 참여하며 슬그머니 정치에 개입하고 있어 비선정치와 국정 간 이해충돌 우려가 안팎으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특히 연방수사국(FBI)과 상원 정보위원회가 지난 대선에 러시아의 개입 및 트럼프 선거캠프와의 커넥션을 조사하는 상황에서 쿠슈너 고문의 연관성이 연일 언론의 의혹을 사고 있어 트럼프 측 ‘크렘린 스캔들’의 폭발성이 증폭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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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은 이날 트럼프케어가 하원 표결을 앞두고 철회된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6%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최저 지지율인 37%에서 1%포인트 더 떨어진 것으로 트럼프의 국정운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7%로 더 증가했다. 갤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을 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이 계속 거론되는 와중에 근거 없는 ‘오바마 도청’ 주장으로 신뢰도가 급락하고 트럼프 정부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 입법까지 공화당 분열로 좌초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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