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재도약 위한 체질개선 성공...올해가 더 기대되는 박정원의 매직

두산 회장 취임 1년...주력 계열사 실적 승승장구

지주사 ㈜두산 영업익 8,000억 ↑

두산重 신시장 공략...수주 10조 예상

인프라도 中 굴삭기시장서 성장세

밥캣은 애물단지서 백조로 변신중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이뤄내자.”

박정원(사진)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28일 취임식에서 “두려움 없이 도전하자”며 임직원들의 도전 의식을 한껏 자극했다. 120년 역사의 국내 최장수 기업인 두산이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변화를 통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겠다는 의지였다.


취임 이후 1년간 박 회장의 행보는 재무구조 개선 막바지 작업과 동시에 구조조정 등으로 흐트러져 있던 조직을 다잡는 데 집중됐다. 특히 핵심 계열사들이 재도약할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그룹의 지주사 격인 ㈜두산은 지난해 매출 16조4,107억원 영업이익 9,172억원을 거두며 영업이익률 5.6%를 달성했다. 한 해 전보다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8,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중공업·두산밥캣 등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덕이다.

두산그룹은 박 회장 취임 2년 차인 올해 주력 계열사의 재무 개선을 바탕으로 재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두산이 턴어라운드를 하기 위한 내외부적인 분위기는 어느 정도 마련됐다는 평가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탈(脫) 중동 전략이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과거 두산중공업은 매출의 상당액이 중동 지역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저유가로 중동 발전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동남아와 인도 시장 등으로 눈을 돌렸고 이런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에만 1,800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그라티 복합화력발전소와 2조8,000억원짜리 인도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를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를 통해 수주 9조원을 달성했다. 수주 잔액도 20조원을 넘어서며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곳간’도 두둑하게 채웠다. 두산중공업은 지역 다변화를 통해 올해 10조원 이상의 수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두산중공업을 짓눌렀던 계열사 지원에 따른 재무 부담을 상당 부분 털어냈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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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간판인 두산인프라코어도 중국 시장이 되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올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중국 굴삭기 시장은 지난해 6만2,938대로 전년 대비 20%가량 급성장했는데 올해는 7만5,000대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시장 확장에 맞춰 점유율을 6.7%에서 8% 가까이 끌어올렸다. 침체에 빠졌던 신흥 시장에서도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수 이후 실적 부진으로 그룹 전체를 유동성 위기에 몰아넣으며 ‘애물단지’가 됐던 두산밥캣도 미국·유럽의 성장 덕분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1조달러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 현지 건설장비 수요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 두산밥캣 자체적으로도 수익률이 높은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렸고 유럽 지역에서 벌인 구조조정도 올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강화된 재무 구조와 자회사들의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는 매출 19조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본격적인 재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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