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실손의료보험은 기본형과 특약형으로 분리돼 한번에 가입되던 기존 상품은 사라집니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기존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너무 높다며 앓는 소리를 해왔죠.
기존 상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만 본다던 보험사들이 정작 새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는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기존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정훈규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보험료 인상, 자기 부담금 상향 조정, 제도 변경 전에 꼭 상담을 받아 보라”는 실손의료보험 광고입니다.
‘실비+암보험 마지막 기회’라는 문구도 흔히 찾을 수 있습니다.
최근 보험 영업 일선에는 이처럼 새 실손의료보험의 불리한 점을 강조해 기존 상품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식의 절판 마케팅이 한창입니다.
새 실손보험은 과잉진료 우려가 큰 진료 군을 특약으로 떼어낸 것이 특징입니다.
손해율을 높이는 주범인 MRI와 도수치료 등이 특약으로 빠지면서 기본 보험료가 25%가량 내려갔고, 보험사들의 손해율 관리도 쉬워졌습니다.
이렇게 개선된 새 실손보험 판매가 코앞인데 보험사들이 문제 많은 기존 실손보험의 판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요.
보험사들은 기존 실손상품을 굳이 더 받을 이유가 없지만, 영업 일선의 설계사들과 보험대리점들은 입장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매달 실적이 중요한 영업현장에서는 절판 마케팅이 고객들에게 지금 사지 않으면 사라지는 한정판 느낌을 줄 수 있어 그 자체로 기회가 된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설계사나 보험대리점은 실손보험을 다른 상품과 끼워 팔아야 수수료를 더 얻을 수 있는데, 다음 달부터는 단독형만 팔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손보험을 팔아 봐야 기존보다 수수료 수입이 줄어드는 겁니다.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낮아지려면 3,200만명이 넘는 기존 가입자 중 새 상품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많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존 상품 가입을 서두르라고 절판 마케팅을 한 이후, 다음 달부터는 새 상품으로 갈아타라며 고객들에게 무슨 말을 할지 의문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