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자동차 배기가스에 포함된 납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은 어른이 됐을 때 지능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지(JAMA) 온라인판에 게재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9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1972~1973년에 뉴질랜드의 더니든 시(市) 등에서 태어난 어린이 1,000여 명을 대상으로 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 추적 및 연구했다.
연구팀은 조사를 진행한 아이들 중 565명의 11세 때 혈중 납 농도를 측정했고, 약 30년이 지난 38세에 이들의 지능지수와 직업 등에 따른 사회경제적 지위를 평가했다.
조사를 처음 진행한 1970~80년대 당시 더니든은 자동차 매연 등으로 인한 대기 오염이 높은 상태였고, 11세 때 측정한 이곳 아이들의 혈중 납 농도는 국제 기준치의 2배 이상인 혈액 1데시리터당 10.99 마이크로그램(㎍/㎗)이었다.
혈중 납 농도가 높았던 그룹의 38세 때 지능지수(IQ)는 납 농도가 가장 낮았던 다른 그룹에 비해 평균 4.25가 낮았고, 혈중 납 농도가 5㎍/㎗가 높아질수록 지능지수는 1.5씩 낮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부모의 지능이나 사회경제적 지위 등을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 변수를 제거하더라도, 어린 시절 혈중 납 농도가 높았던 그룹은 38세 때 사회경제적 지위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혈중 납 농도가 지능 저하와 인지 및 행동능력의 저하로 이어졌고, 결국 사회활동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공동 진행자인 아론 루벤 듀크대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납에) 노출된 뒤 발생하는 장애가 없어지지 않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높은 혈중 납 농도가) 지능에 미치는 아주 미세한 영향에도 사회생활에 활동에 연쇄 반응을 보이는 듯했다”며, 납 노출로 인해 지능에 영향을 받은 것이 사회경제적 지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