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연금이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전체 발행잔액의 30%를 가지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안에 반대할 경우 대우조선 정상화는 수포로 돌아갑니다.
대우조선 운명의 키를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인데요. 대우조선의 관련자 모두는 국민연금을 쳐다보고 있는데 정작 국민연금은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정하니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국민연금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한 결과, 자료가 부족해 채무조정안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할 수 없었다며 대주주인 산업은행 등에 추가 보강자료를 요청키로 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국민연금은 추가자료를 토대로 오는 31일 투자관리위원회를 열고 금융당국과 산은이 제시한 채무 재조정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다음달 17일부터 18일까지로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일까지는 기금의 투자기업에 대한 가치보전방안과 법률적 위험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종 입장을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결국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셈입니다.
대우조선이 시중은행 및 국책은행의 출자전환과 신규 자금 수혈을 받기 위해선 다음달 열리는 5차례의 사채권자 집회에서 사채권자들이 채무재조정에 동의해야 합니다.
현재 국민연금이 들고 있는 대우조선 회사채는 3,900억원어치로 전체의 30%에 달합니다. 다음달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의 43%를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추정됩니다.
국민연금의 결정을 다른 기관 투자자들도 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국민연금 선택에 따라 대우조선의 운명이 갈리는 셈입니다.
국민연금 입장에선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찬성하면 국민 노후자금을 부실기업을 살리는 데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그렇다고 반대해 대우조선이 P플랜으로 가 공중분해되면 고용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