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의 위험이 높은 취약차주들의 대출금의 68%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비중도 높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 금리가 뛰면 연체에 대한 위험은 더 높아질 우려가 나온다.
30일 한국은행은 국회 기재위 현안보고 자료에서 “가계부문 전체 채무상환 능력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취약차주는 금리상승에 따른 추가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은의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에 따르면 취약차주 대출 가운데 비은행 대출 비중은 작년 말 현재 67.6%로 전체 대출자 평균(42.9%)보다 24.7%포인트나 높다. 취약차주는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저신용(신용 7~10등급)이나 저소득(하위 30%)으로 분류되는 대출자를 말한다. 취약차주 가운데 저신용 다중채무자의 비은행 대출 비중은 74.2%, 저소득 다중채무자가 비은행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의 비중은 61%에 달했다.
취약차주는 변동금리가 주로 적용되는 신용대출 비중이 평균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대출 비중은 전체 평균이 21.9%인데 취약차주는 39.3%였다. 이 가운데 저신용·다중채무자의 신용대출 비중은 48.8%에 달했다. 저소득·다중채무자도 34.4%나 됐다.
한은은 지난해 취약차주의 대출액은 78조6,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6.2%로 추산했다. 지난해 취약차주 대출은 전년(73조5,000억원)보다 5조1,000억원이 증가했다. 취약차주의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이 뛴 것은 지난해 은행의 대출심사 강화로 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연간 약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취약계층 부채문제가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이들의 이자 부담 증가 정도와 대출부실 가능성 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