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전두환 "朴 업고 물의일으킨 최태민 전방부대에 격리"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 3권에 기록

朴 주변서 비행 저지르는 일 방지 위한 조치

朴"10·26수사에 써달라" 3억5,000만원 가져와

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뉴스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0·26 사건 직후 박정희 정권에서 각종 비행을 일삼았던 최순실씨의 아버지 최태민씨를 전방 군부대에 격리 조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전 전 대통령은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자금 9억5,000만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이 돈 가운데 3억5,000만원을 수사비에 보태달라며 돌려줬다고 증언했다.


30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전두환 회고록』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10·26 이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영애 근혜 양과 함께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을 주도해왔던 최태민씨를 상당 시간 전방의 군부대에 격리시켜놓았다”고 썼다.

전 전 대통령은 최씨에 대해 “그때까지 근혜 양을 등에 업고 많은 물의를 빚어낸 바 있고 그로 인해 생전의 박정희 대통령을 괴롭혀 온 사실은 이미 관계기관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며 “최태민씨가 더 이상 박정희 대통령 유족의 주변을 맴돌며 비행을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격리를 시켰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처벌을 전제로 수사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히며 그 이유는 “최 씨 행적을 캐다 보면 박정희 대통령과 그 유족의 명예에 큰 손상을 입히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의 이러한 조치가 근혜 양의 뜻에는 맞지 않았을지 모른다”며 “그 뒤 최태민씨의 작용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국봉사단 등의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해왔지만 시대 상황에 비춰볼 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10·26 이후 들어선 전두환 신군부가 최태민 씨를 수사한 사실은 이미 알려졌으나, 전 전 대통령이 이를 직접 밝히고 최태민씨를 전방 군부대 격리 조치했다는 사실을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전 대통령은 10·26 이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뭉칫돈’의 액수와 성격도 밝혔다. 회고록에 따르면 10·26 직후 당시 합동수사본부는 김계원 대통령 비서실장 방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금고를 발견, 9억5,000만원 상당의 수표와 현금을 찾아냈다. 정부 공금이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자금이었다는 권숙정 비서실장 보좌관의 진술에 따라 이 돈은 전액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10·26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수사비에 보태달라며 3억5,000만원을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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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과거 대선 후보 시절 2007년 TV토론에서 “9억 원을 받아 3억 원을 수사격려금으로 돌려준 것이 아니라 6억 원을 받았다”고 주장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술과는 다른 것이다.

또 재임 시절 영남대를 둘러싼 분쟁이 불거지자, 이 대학 설립에 관여한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을 미국에서 직접 불러들여 중재를 부탁했다는 게 전 전 대통령의 설명이다.

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박정희 지우기’에 나서는 등 배신했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비판적 계승자’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배신했다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강하게 부인하면서 오히려 유족을 예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두환 회고록은 모두 2,000쪽에 달하며 10·26사태 이후 대통령이 되기까지 과정을 담은 1권 ‘혼돈의 시대’, 대통령 재임 중 국정수행 내용을 서술한 2권 ‘청와대 시절’, 성장 과정과 군인 시절·대통령 퇴임 후 일들을 담은 3권 ‘황야에 서다’ 등 총 세 권으로 구성됐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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