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청년, 숙련창업 양날개를 달자]실업해소 큰도움 안돼 '예산 낭비'...포화상태 달한 자영업자만 키워

■ 청년창업 올인의 씁쓸한 단면



지난 2008년 4월 이명박 정부는 창업절차 간소화 대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때를 우리나라 창업정책 본격화의 원년으로 본다. 절차 간소화에서 시작된 창업정책은 이후 부문별 창업 활성화→창업 지원 효율화 흐름으로 이어져 왔다. 효율화 정책의 핵심은 고용률 개선.

‘고용률 70% 달성’을 국정과제로 설정한 박근혜 정부는 단기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청년 부문 지원에 집중적으로 나섰다.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는 청년창업 위주의 창업정책이다.

박근혜 정부의 청년창업 지원정책은 일정 부분 힘을 발휘해 2012년 이후 청년창업 증가세는 확대됐다. 그러나 총량은 여전히 미미하다. 2016년 신설법인 중 대표자의 연령이 39세 이하인 법인은 28.0%에 불과하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소하던 39세 이하 실업자 수는 2013년 이후 계속 증가했다. 특히 1월 말 기준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34.2%, 약 400만명에 달한다. 또 취업준비생을 비롯한 ‘사실상 실업자’ 수가 450만명을 넘어섰다는 집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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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창업정책이 청년실업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데다 양적 확대만 추구하다 예산낭비 등 후유증이 작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청년상인들에게 창업자금을 지원해 전통시장 내 빈 점포를 활용하도록 해주는 ‘청년상인 드림몰’ 사업이다. 지자체와 중소기업청이 전국 20개 전통시장의 청년상인 점포 218곳에 47억원을 지원(점포당 2,500만원까지 지원)했는데 사업 시작 만 2년이 채 안 된 현재 5곳 중 1곳이 폐업했다.

더 부정적인 점은 청년창업이 초기투자 부담이 낮은 자영업 분야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26.8%)나 되는 자영업자 비중을 가진 한국에서 청년들의 자영업 러시가 더 뚜렷해지는 추세다.

정부의 노력에도 청년창업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정적이다.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한국 179명, 중국 169명, 일본 186명 등 총 534명의 3국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한 결과 한국은 6.1%만 창업을 진로로 희망했다. 중국 대학(원)생들의 40.8%가 창업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는 기회형 창업 비중이 OECD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현장경험이 풍부한 숙련인력의 창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대기업에 재직하고 있는 우수 인력의 기술창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등 숙련창업 지원을 확대해야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과밀업종 창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욱·한동훈기자 spooky@sedaily.com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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