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 前대통령 구속] 머리손질·화장 이젠 홀로...플라스틱 핀·기초화장품만 사용해야

■'3.2평 독방' 구치소 생활은

영장발부 후 구치소 가기전 올림머리 풀고 화장도 지워

전두환·노태우땐 3.5평 방...朴은 TV시청 등만 배려할듯

특별 접견실 4곳밖에 없어 최순실 등과 경쟁 벌일수도





‘영어(囹圄)의 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분간 올림머리를 보여줄 수 없게 됐다. 서울구치소 수감으로 치장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65년간 걸어온 삶과 전혀 다른 모습에 본인 스스로 참담함을 느낄 듯하다.


31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내 여성 수용동의 독거실(10.58㎡·3.2평)에 따로 수용됐다. 전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을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10층 조사실에서 대기하던 박 전 대통령은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뒤 머리를 고정한 금속 머리핀을 뽑고 화장을 지웠다. 구치소에서는 금속 재질인 머리핀을 사용할 수 없어서다.

이러한 과정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은 영장 발부 1시간30여분이 지나서야 검찰청사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자유인’으로서의 마지막 사진과 영상을 보면 트레이드마크처럼 유지해온 단정한 올림머리가 사라지고 머리카락이 흘러내렸다.

그동안 전속 미용사의 관리를 받아온 박 전 대통령이지만 본인이 올림머리 기술을 익혀왔다면 구치소 안에서도 비슷한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영치금을 사용해 구치소 안에서 판매하는 플라스틱 재질의 머리핀과 머리끈을 살 수 있다. 화장품도 색조화장은 어렵지만 스킨과 로션, 선크림, 영양크림 같은 기초적인 제품은 구입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모두 본인 스스로 해야만 한다. 박 전 대통령 머리를 손질해온 정송주 원장 자매가 구치소를 방문하더라도 접견실에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서 머리를 만져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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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이지만 앞서 이곳을 거쳐 간 노태우 전 대통령에 비해서는 대우가 다소 열악하다. 노 전 대통령은 1995년 일반 수용동과 떨어진 별도 건물의 11.57㎡(약 3.5평) 크기 독방에서 생활했다. 16.5㎡(약 5평) 규모의 면회실 및 조사실이 따로 마련되기도 했다.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전두환 전 대통령도 비슷한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게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등의 특혜가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3.2평 규모(화장실·세면장 포함)의 독거실(독방)에 수용됐다. 서울구치소의 독방이 6.56㎡(약 1.9평)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큰 편이다. 다만 노 전 대통령처럼 별도 건물은 아니고 일반 여성 수용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다. 구치소장이 허락하면 지정된 장소에서 TV 시청과 라디오 청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배려는 기대해볼 만하다.

서울구치소에는 여성 수감자를 위한 변호사 특별접견실이 4곳에 불과해 접견실 경쟁이 예상된다. 미결수용자인 박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변호인을 접견할 수 있다. 고위 관료나 대기업 총수 등 유명인이 많은 이곳에는 이미 최순실씨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 쟁쟁한 여성 수감자들이 여럿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예우를 받는다 해도 접견실 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변호인 접견은 유영하·채명성·손범규 변호사 등이 돌아가며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과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막지 못한 책임으로 향후 구속 수사와 재판을 앞두고 일부 변호인이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랜 기간 박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해온 이영선·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은 일반 접견을 통해 옥바라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부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 일반 접견은 하루 1번, 10분뿐이어서 순번이나 역할을 미리 구분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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