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홈페이지·블로그 폐쇄…삼성엔 '우울한 4월'

그룹 고객 소통채널 3일 문닫아

사내방송도 계열사별 자체 제작

'삼성그룹' 흔적 지우기 마무리

전자 1분기 영업익 10조 넘을듯

혼란스러운 분위기속 유일한 위안

삼성그룹 공식블로그 서비스 종료 공지.  /삼성 공식블로그 캡처삼성그룹 공식블로그 서비스 종료 공지. /삼성 공식블로그 캡처




‘삼성그룹’ 이름을 단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가 3일 완전히 폐쇄되면서 그룹과 관련해 남아 있던 흔적들이 모두 사라진다. 삼성 사장단·임원 인사와 조직개편도 무기한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죄’ 부담이 커지면서 그룹 안팎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네)’의 분위기다. 다만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고 최근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루면서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후속 조치로 그룹 차원의 소통 채널 서비스를 모두 종료하기로 한 데 따라 삼성그룹의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가 3일 폐쇄된다. 다만 상반기 삼성그룹 공채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채용 담당 페이지는 당분간 유지된다. 공식 홈페이지와 블로그 폐쇄가 미전실 해체와 동시에 폐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홈페이지는 그룹의 활동·연혁·경영철학을 소개하고 계열사 소식을 전하는 창구로 활용됐다.


아울러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벌여온 청년 캠페인 등 각종 대외 행사 역시 같은 날 종료된다. 삼성은 2011년부터 ‘열정락(樂)서’ ‘플레이 더 챌린지’ ‘청춘문(問)답’ 등의 이름으로 퀴즈와 명사의 토크콘서트를 결합한 형태의 행사를 열어왔다. 삼성 임직원들이 전국 대학생들을 찾아가 진로 고민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인 ‘삼성캠퍼스톡’ 역시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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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사내방송사 SBC도 지난달 2일을 마지막으로 방송을 중단하는 등 미전실 해체 후 삼성그룹과 관련된 흔적은 하나씩 사라져왔다. 삼성 사내방송은 1989년 도입돼 일주일에 두 번 오전8시부터 10~15분간 방송됐지만 이제는 계열사별로 자체 제작 방송만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삼성그룹 창립 79주년에도 그동안 매년 진행됐던 그룹의 창립 역사와 의미를 되돌아보는 방송은 없었다. 아울러 올 상반기 진행하는 삼성그룹 공채는 그룹 차원으로 실시하는 마지막 공채로 내년부터는 각 계열사별로 자율적으로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 구속 이후 사장단·임원 인사가 무기 연기되고 조직개편도 미뤄지면서 삼성 계열사들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미전실 임원들에 대한 적절한 자리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이 부회장의 뇌물죄 혐의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계열사 전반의 뒤숭숭한 분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삼성 측은 여전히 박 전 대통령 측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자금을 제공한 것이며 대가 관계나 부정한 청탁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뇌물수수 혐의자인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공판에서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전자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1·4분기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10조원 돌파 전망 등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최근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1·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9조2,000억원 수준으로 연초보다 20% 가까이 증가했으며 일부 증권사는 10조원대를 제시했다. 반도체 ‘슈퍼 호황’이 실적개선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달 말 전 세계에 공개된 갤럭시S8의 성공 기대감이 커지면서 2·4분기 영업이익은 1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4분기에만 갤럭시S8이 2,700만대가량 출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는 갤럭시S7의 2,500만대를 능가하는 수치”라며 “삼성전자 영업이익도 1·4분기는 10조원, 2·4분기는 13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거듭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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