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SNS 펀드 모금



‘감자 샐러드를 만들게 10달러만 주세요.’ 2014년 7월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회사인 킥스타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낯선 글귀 하나가 등장했다. 워낙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프로젝트가 많이 올라오고 사업화로 연결되는 공간이었지만 누가 봐도 장난성 문구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7만달러가 넘게 모였고 후원자도 5,000명에 근접했다. 결국 제안자는 약속대로 감자 샐러드 콘서트를 열고 수익금 전액을 노숙자 지원에 기부했다.


우리와 전혀 다른 기부 풍토를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도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될 정도였다. 이후 모든 SNS상의 프로젝트가 ‘감자 샐러드 제안’과 비교되면서 모금활동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연구됐다. 이를 계기로 특히 사회적 약자 지원이나 벤처 창업 지원 등의 소셜펀딩 분야에서 SNS는 필수적인 통로가 된다. 공통의 관심을 교류하는 SNS 공간의 특성에다 인터넷 기반의 소액결제가 가능해지면서 SNS 펀딩이 붐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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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스템에는 항상 허점이 있는 법. 감자 샐러드 제안이 있었던 그해 킥스타터에서 2만5,000달러의 자금을 모은 회사가 워싱턴주 검찰에 의해 기소된다. 기소 이유는 회사가 제안한 ‘놀이용 카드’를 만들지 않았고 이후 투자자를 대상으로 배상이나 소통 절차도 없어 사실상 돈을 ‘절도’했다는 혐의였다. SNS 이용자 측면에서 미국 못지않은 우리도 최근 비슷한 SNS 사기가 빈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 1월 햇살론 등 정부지원 대출을 가장한 금융사기가 빈발하고 있다고 주의 경보까지 내렸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개인적인 기금모금 활동이 가능하게 SNS 툴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비영리 목적에 제한돼 있던 SNS 펀드 모금을 학비나 도서구입비에서 의료비·애완동물·장례비 등의 개인 용도까지 확대해 허용한 것. 페이스북이 수익의 일부를 취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어떤 형태의 모금도 SNS를 잘 이용하면 성사되는 세상이 되는 것 같다. 물론 동시에 부작용도 우려되지만. /온종훈 논설위원

온종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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