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산은-채권단 '대우조선 감자' 기싸움

산은 "공평한 고통분담" 일축

신주가격 인하도 부정적 입장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주장해온 대주주의 추가 감자와 대우조선 신주발행 가격 인하 등에 대해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대주주인 산은의 지분을 추가 감자하고 신주발행 가격을 인하해야 시중은행은 출자전환에 따른 이익을 볼 수 있는데 산은이 일축하면서 막판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2일 금융 당국 관계자는 “(대우조선 대주주의) 추가 감자 등 추가 부담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과 산은이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산은이 대우조선 부실 책임이 있는 주식을 지난해 이미 모두 소각하는 등 정상화를 위한 1차적 역할을 시중은행에 앞서 상당 부분 수행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산은은 지난해 12월 대우조선 주식 6,000만주를 무상 감자 후 소각했다. 이는 2015년 10월 대우조선에 4조2,000억원이 투입되기 전 산은이 보유하던 지분(22%) 전량이다.

관련기사



당국은 또 산은이 이번 출자전환에 따른 신주 발행 가격을 낮추라는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산은과 나머지 채권단은 이번 신주발행 가격을 동일하게 4만350원으로 계획하고 있다. 산은이 감자를 하거나 발행가격을 낮추면 그만큼 다른 채권단이 갖는 지분량이 증가해 유리한 구조다. 당국과 산은의 계획대로 채무재조정안이 확정되면 대우조선 보유 지분은 산업은행 56%, 사채권자 17.5% 시중은행 13.5% 등으로 확정된다. 당국은 시중은행 등 채권단이 채무조정에 실패하면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으로 직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국은 다만 시중은행 측의 요구 가운데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영구채의 금리를 3%에서 1%로 낮추는 방안 등에는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은 시중은행을 상대로 오는 7일까지 채무재조정안 동의서를 받을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경우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는 17일 전 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김흥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