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의 강공 "북핵, 中이 해결안하면 우리가 할것"

양국 정상회담 앞두고 강경 메시지

中기업 등에 세컨더리보이콧 경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중국을 향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며 결단을 촉구하는 강경 메시지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오는 6~7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이 대북정책 검토를 마친 후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실렸다. 그는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돕지 않으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미국이 ‘세컨더리보이콧(제3국 기관 제재)’을 발동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이나 은행을 제재하겠다는 의중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중국이) 우리를 도와 북한 문제를 다룬다면 중국에 좋을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 없이 1대1로 북한을 다룰 것이냐는 질문에도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전적으로 그렇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놓고 중국의 결단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성 메시지를 보낸 것은 양국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역할론’을 앞세워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 정부는 중국이 북한에 석탄은 물론 원유 공급도 차단해 북중 무역을 중단하는 등 확실한 대북제재에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이 이 같은 조치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미 정부가 직접 북한을 손보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세컨더리보이콧을 발동해 북한을 사실상 지원하는 중국 기업과 은행들을 제재한다면 고율관세 부과나 환율조작국 지정 등으로 중국과 무역전쟁을 일으키지 않고도 중국 기업들을 옥죌 수 있다는 이중 포석이 깔린 방침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핵 문제로 중국을 압박해 무역 분야에서 더 많은 양보를 끌어내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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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한 백악관이 중국 역할론을 우선적인 옵션으로 상정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옵션은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지만 위험성이 커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이 협조를 끝내 거부할 경우 세컨더리보이콧과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및 금융제재 강화, 미사일 방어 시스템 강화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백악관이 북한 핵·미사일을 현존하는 최고의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2인자인 캐슬린 맥팔랜드 부보좌관이 F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트럼프 정부 1기가 끝나기 전에 핵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북한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중국이고 중국도 그것을 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행동에 나서도록 계속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북한을 규탄하는 의미로 단순히 말만 하지 말고 ‘결정적인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편 미중 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전화통화로 막판 조율작업을 벌였다고 3일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구체적인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핵과 통상현안 등 회담의 주요 의제 선정과 함께 세부 일정에 관해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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