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서울·부산 '후끈' 경북 '냉랭'...신규 분양시장도 갈수록 양극화

부산 청약경쟁률 46대1 전국최고

서울 지역도 7대1 등 강세 이어져

수요 없는 경북·제주는 미분양 속출



분양시장에서도 매매시장과 같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가격 상승 동력이 있는 서울과 아직 청약 관련 규제가 약한 부산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청약시장의 열기가 뜨겁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경남의 경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1만가구를 넘어서는 등 미분양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본지 3월30일자 27면 참조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1·4분기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평균 10.59대1을 기록했다. 이는 평균 15대1을 웃돌았던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하면 못한 수준이지만 예상보다는 선전했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지역별 차이는 크게 나타나고 있다. 부산 지역의 1·4분기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평균 46.02대1을 기록해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또 서울은 7.37대1, 경기도는 6.52대1을 기록하는 등 투자와 실수요 기반이 탄탄한 곳에서는 청약시장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경상북도와 제주도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각각 0.07대1, 0.6대1을 기록하는 등 미분양이 발생했다. 경상남도(1.33대1), 충청남도(1.45대1) 지역의 청약경쟁률도 높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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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4분기 제주도에서는 7개 사업장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하는 등 전국 총 24개 사업장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나타났다. 특히 3월 충북에서 청약을 실시한 ‘음성생극태경에코그린’은 총 104가구를 모집했으나 청약 접수자가 한 명도 없었으며 같은 달 제주도에서 분양한 ‘제주일이삼타운’도 46가구를 모집했으나 청약자가 없었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청약조정대상 지역의 청약규제, 중도금 등 집단대출 심사 강화까지 겹쳐 신규 청약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지역 간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경북·대구·충청권 지역을 비롯해 중국 사드 문제 여파로 투자 수요가 줄어든 제주 지역에서 청약 미달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청약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들이 투자할 만한 금융상품이 많지 않다”며 “당첨만 되면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되는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다만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과거와 달리 되는 곳 위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어 당분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서울의 경우 내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앞두고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부산은 분양권 전매 규제가 느슨해 주택 가격 상승을 견인할 요소가 뚜렷하지만 이 밖의 지방은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 등으로 수요가 약해지고 있어 집값 상승을 이끌 동인이 많지 않아 분양시장 역시 철저히 양분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부산 등 광역 대도시 정도를 제외하면 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만한 지역이 별로 없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대도시와 지방 중소도시 간의 주택 가격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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