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불황엔 더 과감하게" 석문전기· 호원 '역발상 투자' 통했다

석문전기, 소음실험실 구축 등

공장 신설·R&D에 200억 투자

작년 매출 517억으로 4배 급증

호원, 신차출시 맞춰 설비 증설

경쟁력 갖춰 전 직원 정규직화

공격 투자 통해 성장동력 마련

대구에 있는 방산기업인 석문전기 신사옥 1층 로비 모습. 직원들이 테이블에 앉아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산업단지공단대구에 있는 방산기업인 석문전기 신사옥 1층 로비 모습. 직원들이 테이블에 앉아 회의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산업단지공단




0515A17 석문전기


대구 동구 혁신도시 근처 방산기업 석문전기 본사의 사무동 1층 로비. 옅은 회색 벽과 바닥이 화분들과 조화를 이루며 아늑함을 자아냈다. 사내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해 창가 쪽 테이블에 앉은 직원들은 한창 회의에 열중하고 있었다. 지난해 경주에서 대구로 공장을 이전한뒤 바뀐 풍경이다.


바로 옆 생산동에는 군용 특수목적 발전기와 지역 발전 플랜트용 발전기, 군용 전원체계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제조라인이 가동 중이다. 공장을 신설하면서 별도로 구축한 소음실험실은 석문전기의 자랑거리다. 자체 소음실험실에서 테스트를 해 기존에 발생하던 발전기 소리의 40% 이상을 줄였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석문전기는 역발상으로 공장 신설이라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취했다. 최신 설비와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결과 기술력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수주도 늘었다.

2015년 134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517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에는 69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대구 혁신도시란 위치적 이점과 카페 형태의 로비·여직원 휴게실 마련 등 근무환경이 개선되면서 지난해에 신규 직원도 122명이나 고용했다.


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정길룡 석문전기 부사장은 “기술력과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소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경주에서 대구 혁신도시 근처로 본사를 이전해 새로 만들고 연구·개발(R&D)에 최적화한 생산라인을 구축한 후 잠재하고 있던 회사의 성장 동력들이 살아났다”고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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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을 신설하기까지의 과정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자본금 21억에 매출 100억원대인 회사가 2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뛰어들다보니 금융기관의 보증을 받기 어려웠다. 석문전기의 사연을 알게 된 대구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지원하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제도를 추천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방 기업이 공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할 때 필요한 일부 자금을 보조해준다. 지난 2011년 보조금으로 수명을 이어가는 한계기업이 아닌 공격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돕고자 생겼다. 심사를 거쳐 선정된 후 석문전기는 대구시로부터 40억 6,300만원의 보조금을 받아 성공적으로 공장을 세울 수 있었다.

전남 광주의 호원 근로자들이 새로운 차종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사진제공=호원전남 광주의 호원 근로자들이 새로운 차종 부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정을 관리하고 있다./사진제공=호원


0515A17 호원


전남 광주의 자동차부품 제조사 호원도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활용해 공장을 증설한 후 매출이 200억원 이상 늘었다. 기아자동차 협력사인 호원은 광주 공장에서 30년 넘게 소울·봉고3·카렌스·스포티지R 등 자동차의 부품을 생산해 왔다.

지난 2014년 호원은 새로운 차종인 스포티지후속 제조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기 위해 공장 설비를 증설해야 했다. 새 차종이 나오면 외관이 모두 바뀌기 때문에 자동차부품 제조사는 금형이나 용접기 등 기존 설비를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생산 로봇의 유효기간은 평균 5년이고 로봇을 재활용했다가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품질에 이상이 생기면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매 시기마다 설비 투자금의 부담이 크다.

호원 관계자는 “자동차부품업은 신규 차종이 나올 때마다 로봇 등 설비를 새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200억~300억원의 투자금이 든다”며 “새로운 차종의 부품을 수주하려고 해도 설비를 구축할 초기 자본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로 대출을 받아 투자를 하지만 투자비를 회수할 때까지 이자비용을 내는 것이 큰 부담”이라며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제도를 통해 투자금의 일부인 20억원을 국비로 보조받게 돼 무사히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스포티지후속 생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호원은 공장 증설후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지난해 140명의 신규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현재 전체 직원 406명은 모두 정규직이다. 호원은 앞으로 신규 투자 건이 생기면 최대 60억 한도인 국비 보조금 중 남은 40억원도 신청할 계획이다. /대구·광주=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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