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이 5자 구도로 좁혀진 상황에서 대선판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비문(비문재인)연대의 후보 단일화는 갈수록 꼬여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등 비문 단일화 대상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이 본선 티켓을 얻자 오히려 단일화에 대해 이전보다 더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 후보 모두 스스로를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에 맞설 최적의 대항마라고 강조하고 있어 비문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중 현재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는 국민의당 안 후보다. 5일 현재 안 후보는 최근 자신의 지지율이 급격하게 오른 바탕으로 기존부터 지켜온 ‘자강론’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 후보로서는 한국당이나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 자체가 기존 지지층의 이탈과 확장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득보다 실이 많은 ‘악수’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당 홍 후보와 바른정당 유 후보 간의 간극도 메우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지고 있다. 홍 후보는 유 후보에게 사실상 자신에게 흡수되는 형태의 백기 투항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 금품수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 판결을 앞둔 홍 후보에 대해 출마자격이 없는 “무자격자”라고 하는 등 홍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거의 답은 내린 상태다.
두 후보의 국민의당에 대한 거리감도 분명해지고 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유 후보는 “홍 후보와 단일화를 논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 후보는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반대에 대한 당론 변화를 전제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전날 “국민의당은 보수정당이 아니고 민주당에서 뛰쳐나온, 민주당의 2중대 비슷한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제3지대 빅텐트론에 이어 최근 ‘통합정부’를 내세워 역할을 모색 중인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나 이미 동력을 상실해 대선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비문 후보 단일화 대상 후보들은 문 전 대표에 맞설 대표주자로서의 고지 선점을 위해 당분간 지지율 제고에 총력전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후보는 물론 홍 후보와 유 후보 모두 문 후보에 맞설 확고한 지지율 확보에 실패할 경우 비문 후보 단일화 문제는 대선후보 등록일 즈음에 출렁일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든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