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제주항공, 부천대 객실훈련센터 가보니...] 승무원 비상탈출 훈련 구슬땀 “안전·애사심 두토끼 잡았죠”

LCC 중 첫 독자 훈련센터 꾸려

선배 교관들 따끔한 충고 잇달아

지난달 27일 경기도 부천의 부천대학교에 있는 제주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승무원들이 2인1조로 비상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조민규기자지난달 27일 경기도 부천의 부천대학교에 있는 제주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승무원들이 2인1조로 비상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조민규기자


“점프 앤 슬라이드, 점프 앤 슬라이드, 점프 앤 슬라이드.”

지난달 27일 경기도 부천의 부천대학교 제주항공 객실훈련센터 비상탈출 훈련장. 제주항공이 운항 중인 B737-800과 같은 높이로 만든 비행기 모형에서 승무원들은 교관의 지시에 따라 줄지어 비상 튜브로 몸을 던졌다.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좀 더 앞으로 뛰어야죠!” 같은 제주항공 소속 승무원 선배인 교관이 따끔한 지적이 나오자 분위기는 사뭇 진지해졌다. 이어진 과정은 2인1조로 팀을 꾸려 승객을 안고 탈출해야 하는 상황. 실제로 비행기가 불시착한 가운데 승객이 부상 당한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서일까. “씻 앤 슬라이드”라고 외치며 내려오는 승무원들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베어 있었다.


제주항공이 지난달 16일 개소한 후 처음 찾은 부천대 객실훈련센터는 하루 종일 분주했다. 이날에만 4~8년차의 정기훈련생 19명과 갓 입사한 새내기 승무원 42명 등 총 61명이 교육을 받았다. 12명의 교관 역시 제주항공 소속 승무원임을 고려하면 전체 승무원의 10% 가량이 훈련센터에 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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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 중 독자적인 훈련센터를 꾸린 것은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항공법 상 승무원은 1년에 18시간 씩 응급처치와 비상탈출 등의 안전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제주항공 역시 다른 LCC들과 마찬가지로 경기도 화성의 장안대학교 시설을 빌려 운영해 왔다. 이날 정기교육생으로 참석한 이윤석 부사무장은 “공항과 가까워 교육생 입장에서는 한결 편해졌다”며 “무엇보다 제주항공이 운항 중인 기종과 똑같은 시설이 갖춰져 있어 몰입도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생들을 지도하는 권은영 사무장은 “전용 훈련센터가 생기고 나서 승무원들의 만족도는 물론 교육 과정의 내실도 높아졌다”며 “이는 결국 제주항공 전반의 안전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제선 교육이 진행 중인 옆 교실로 들어서자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지난해 12월 입사한 새내기 승무원들은 실제 유니폼을 착용한 채 조별로 옹기종기 앉아 교관으로부터 서비스 관련 교육을 받고 있었다. “손님~ 주류 구매는 소주 1팩, 맥주 3캔으로 제한됩니다. 가능하시다면 먼저 맥주를 한 캔 드셔 보시고 추가로 주문하는 게 어떠실까요?” 승객이 무리한 주류 주문을 하는 상황을 가정한 대처법에서 한 조원의 답변에 주변에서는 “우와~”하며 박수 갈채가 이어졌다. 지난해 입사한 유재진 승무원은 “실제 유니폼을 입고 교육을 받으니 애사심이 더 커지는 것 같다”며 “국제선 비행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천=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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