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글로벌 임상시험 점유율 순위가 전년에 비해 한 계단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적으로 바이오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이나 스페인 등 후발주자들의 약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KoNECT)가 세계 최대 임상시험 등록 데이터베이스인 미국국립보건원(NIH)의 ‘크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s.gov)’ 사이트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한국의 글로벌 임상시험 점유율은 3.41%로 8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2015년 3.11% 대비 약 0.3%포인트 상승했지만 순위는 7위에서 한 계단 하락했다.
점유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순위가 하락한 이유는 중국의 약진에 따른 영향이 크다. 중국은 2015년 점유율 2.55%에서 2016년 4%로 증가해 점유율 순위 11위에서 6위로 껑충 뛰었다.
임상시험산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중국 바이오산업의 활성화와 더불어 2016년부터 다국가 임상시험 승인제도를 완화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해 지원책을 적극 펼치는 국가들의 점유율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016년 투명성과 임상시험 효율 증대를 목적으로 규제를 개선한 스페인은 최초로 상위 5위권 내에 진입했다. 호주 역시 지난해 일정 요건을 갖춘 해외 제약사의 임상시험에 45%의 현금 환급을 해주는 등의 제도를 신설해 점유율 톱10에 처음 진입했다.
지동현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 이사장은 “지난해 한국의 성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지만 경쟁 역시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신약 개발이 가능한 임상시험 선진국가로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 관련 규제 개선과 다각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글로벌 의약품 임상시험 수는 전년 대비 30.1% 감소했으며 제약사 임상시험 수 역시 25.4%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별 임상시험 점유율은 미국이 28.0%로 굳건한 1위를 차지했고 독일·영국·캐나다·스페인·중국·프랑스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