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톡톡캠퍼스] 서울대 '시흥캠퍼스 갈등' 잦아들까

일부 학생들 "협상 나서야" 주장

"철회" 강경 일변도서 변화 감지

지난 4일 서울대에서 열린 전체 학생총회에서 투표를 마친 학생들이 총회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4일 서울대에서 열린 전체 학생총회에서 투표를 마친 학생들이 총회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53일간 본관을 점거하는 등 강경 투쟁을 이어가던 서울대 학생 사회 내부에서 한발 물러서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대가 경기도 시흥시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체결한 후 학생들은 실시협약을 철회하기 전까지 학교와 대화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학생들은 학교 측이 기숙형 대학을 표방하나 교통 문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고 대학의 기업화 우려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학교 측이 시흥캠퍼스 추진 입장을 고수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지난달 학교 측이 본관을 점거했던 학생들을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물대포를 쏘는 등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며 갈등은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학생 사회 내부에서 ‘실시협약 철회를 고수하지 말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런 목소리는 결코 작지 않다. 지난 4일 열린 전체학생총회에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 기조 유지의 건’은 참석자 1,989명 중 56%인 1,120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지난해 10월 학생총회에서 학생들은 같은 안건을 74.9%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협상을 요구하는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철폐’가 투쟁의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시흥캠퍼스를 둘러싼 우려를 없애는 게 핵심이라는 것이다. 단과대와 학과 학생회장단 52명은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자보를 학내에 게시했다. 4일 연단에 오른 홍진우 공과대학 학생회장은 “시흥캠퍼스를 재논의하기 위해 설정한 실시협약 철회 기조가 오히려 캠퍼스 자체에 대한 재논의를 막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다”며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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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시흥캠퍼스를 철회할 경우 감당해야 할 부담에 대한 고려도 작용했다. 학교 측이 실시협약을 철회할 경우 재정적 부담을 질 수 있고 이 중 일부가 학생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성낙인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여전해 학내 갈등이 조기에 수습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내 갈등의 다른 한 축은 성 총장의 진퇴 문제였다. 학생 사회에서는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시흥캠퍼스 설립 문제를 일방적으로 결정했을 뿐만 아니라 결정 이후 점거 학생을 강압적으로 진압한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총회에서 ‘성낙인 총장 퇴진요구의 건’은 96%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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