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제단체들이 가장 강조한 건의내용은 규제 완화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모든 정부에서 규제 완화를 얘기하지만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포지티브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고 사전규제를 사후규제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용섭 단장은 “문재인 후보가 이미 신성장산업에 대해서는 꼭 필요한 것만 규제하고 나머지를 다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으로 가겠다고 얘기했다”며 “국민 안전과 환경·생존 등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규제도 있으니 줄여가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던 규제프리존과 관련해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광역단체 1~2곳을 규제프리존으로 추진하다 보니 대부분 대기업들이 투자하는 사업이었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동응 한국경영자협회 전무는 “4차 산업혁명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전통적인 근로제공 방식은 4차 산업혁명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용섭 단장도 “한국의 노동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이 맞다”며 “사회안전망, 재취업 기회 확대까지 다 갖춰져야 노동유연성이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 대해 이재출 한국무역협회 전무는 “사드 보복 문제 관련 애로를 접수하는데 100건이 넘는다. 통관을 지연시킨다든지 계약을 파기하는 등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기도 어려운 내용”이라며 “경제적 해결보다 사드 문제를 분명하게 해결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요청했다.
윤 의장은 “적어도 외교안보가 경제에 부담을 주는 일은 지난 1950~1960년 우리 경제사에 없었던 일인데 최근 외교까지 경제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용섭 단장은 문 후보의 경제철학을 ‘J(제이)노믹스’라고 소개했다. 그는 “J커브 이펙트는 유효한 정책을 썼을 때 처음에는 침체를 초래하지만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하면 계속 발전하는 것”이라며 “문 후보가 하려는 혁신과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약간의 고통을 가져오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지속적으로 경제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건전성이 우리 경제의 생명줄”이라며 “국책사업을 공공기관에 떠맡기는 것까지 합하면 국가부채가 1,700조원이라는 얘기도 있다. 재정건전성을 저해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