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조성진의 '실적 매직'...MC사업본부에 성패 달렸다

[1분기 영업익 9,215억 '어닝 서프라이즈']

트윈워시 등 혁신제품 내세워

북미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 10년째 1위

LG시그니처 등 글로벌 판매 호조

올 역대 최대 실적 달성 '청신호'

관건은 프리미엄폰 G6 판매량 달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조성진 LG전자 부회장



LG전자가 올 1·4분기에 14조6,605억원의 매출과 9,2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되면서 조성진 부회장의 매직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실적은 1·4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이자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09년 2·4분기(1조2,438억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해 말 LG전자의 원톱 수장에 오른 조 부회장이 조직에 불어넣은 혁신 DNA가 벌써부터 눈에 띄는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의 부진을 극복하고 올 한 해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둘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전자는 1·4분기 잠정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조6,605억원과 9,215억원으로 추정된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4·4분기보다 0.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경우 매출은 9.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82.4%나 뛰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당시는 프라다폰·시크릿폰과 같은 휴대폰이 큰 인기를 끌고 TV 등 가전도 잘 팔리던 시절이었다. LG전자는 2009년 이후 분기 영업이익이 9,000억원을 넘은 적이 없다. 최근 5년간 1·4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5,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올 1·4분기 잠정 실적은 증권업계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기도 하다. 증권가의 LG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000억원대에 불과했다. 시장 예상을 무려 6,000억원가량 넘어선 것이어서 시장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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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호실적은 수년째 이어온 ‘체질 개선’이 빛을 발한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표준이 되는 핵심 기술을 만드는 데 주력했고 이 기술의 적용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다양한 라인업과 안정적 투자 구조를 확보해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탁기다. LG전자는 모터와 세탁통을 직접 연결하는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를 개발, 제품에 적용해 세계 최초로 드럼과 통돌이를 함께 쓰는 ‘트윈워시’를 내놓는 등 혁신 제품을 앞세워 북미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10년째 점유율 1위를 이어오고 있다. 냉장고와 에어컨 역시 모터의 회전수를 조절해 소비전력을 절약하는 ‘인버터’ 기술로 에너지 효율에 민감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지난해 LG전자는 MC사업본부를 제외한 HE(TV)·H&A(에어컨·세탁기 등) 사업본부에서 2조5,71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올 1·4분기에도 HE·H&A사업본부에서 최대 1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5년 각각 0.3%와 5.9%이던 HE와 H&A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각각 7.1%, 7.7%로 껑충 뛰었다”며 “최대 10%의 영업이익률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적 수익 구조가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도 어닝서프라이즈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LG 시그니처를 비롯해 트윈워시·매직스페이스 등 프리미엄 제품의 글로벌 판매가 확대되면서 높은 수익을 거뒀고 TV 역시 올레드(OLED) TV와 나노셀 TV를 앞세운 마케팅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지난해 진행한 조직개편 등 사업구조 개선으로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1·4분기에 호성적을 거두면서 LG전자가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지난해 1조2,591원의 손실을 낸 MC사업본부의 실적 개선 여부다. LG전자의 야심작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G6’의 글로벌 판매가 본격화되는 2·4분기부터가 진짜 승부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의 가전 성공 DNA가 LG전자의 체질 전환을 긍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면서도 “G6는 물론이고 후속작을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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