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최태원의 '혜안'…SK하이닉스 등 ICT 계열사 지난해 17兆 수출

SK하이닉스 인수 5년 맞아…2011년 대비 매출 2배, 수출 127배 늘어

최태원 SK그룹 회장, "변하지 않으면 고사(枯死)"…ICT 수출 동력 성장 시켜

에너지·화학 계열사도 수출 30조 넘겨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2016년 9월 하이닉스 충칭 공장을 방문, 후공정을 통해 생산중인 반도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2016년 9월 하이닉스 충칭 공장을 방문, 후공정을 통해 생산중인 반도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SK(003600)그룹의 ICT(정보통신기술) 계열사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존 에너지·화학 중심이었던 그룹 체질도 ICT 계열사의 성장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변화했다는 평가다.

9일 SK그룹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 SK하이닉스, SK㈜ C&C, SK플래닛 등 그룹 내 ICT 계열사의 지난해 매출은 37조4,000억원, 수출액은 17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SK그룹의 전체 수출액은 524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4,954억달러)의 11%를 담당하게 됐다.


특히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ICT 관련 계열사의 동반 성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ICT 계열사 매출(17조6,000억원)은 SK하이닉스 편입 이전인 2011년보다 2.1배 늘었다. 수출액도 2011년 1,300억원, 2012년 9조5,000억원, 2014년 16조2,0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7조원을 달성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실제로 그동안 내수기업으로 분류됐던 SK㈜C&C의 경우 2016년 7,600억원을 수출해 5년 전보다 7배 가까이 증가했다. ICT 계열사의 그룹 내 전체 수출 비중이 30%에 달하는 것도 SK하이닉스 이외의 ICT 계열사들이 글로벌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인수한 후 5년 동안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ICT 계열사 전체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에너지·화학 중심의 수출동력에 ICT가 추가돼 훨씬 안정적이고 견고한 수출그룹으로 탈바꿈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의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립과 실질적인 성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04년 그룹 회장을 맡은 이후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 중심의 비즈니스 만으로는 성장이 정체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매물로 나와 있던 하이닉스에 주목한 뒤 주변의 반대에도 하이닉스를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인수 후에도 SK하이닉스를 경쟁력있는 반도체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2011년 8,340억원(매출액 대비 8%)에 불과하던 연구개발비를 2016년 2조967억원(매출액 대비 12%)까지 늘어났다. 또 메모리반도체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 7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SK에 편입되기 전 투자금(3조5,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관련기사





최근에도 최 회장은 ICT 계열사의 또 다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2004년 “변화(change)하지 않으면 천천히 죽게 된다(slow death)”며 그룹 내 변화를 주문했던 최 회장은 지난해에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우려한 듯 ‘근본적이고 심각한 변화(deep change)가 없으면 급사(sudden death)하게 된다’며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최근 SK그룹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그룹의 ICT 계열사 간 4차산업혁명에 부합하는 사업 모델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포스트 반도체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이달 초 CEO 직속 AI사업단을 독립조직으로 출범시켰다. SK㈜ C&C는 IBM 왓슨 기반의 인공지능 에이브릴을 중심으로 국내 의료 분야에 진출한 데 이어, IoT부터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핵심 기술 기반을 모두 갖추고 4차 산업 혁명을 이끌 대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그룹의 또 다른 축인 에너지 화학 사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 SK에너지, SK루브리컨츠, SK종합화학, SK케미칼(006120), SKC(011790) 등 SK그룹의 에너지 화학 계열사들도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매출 51조3,000억원, 수출 30조2,000억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SK그룹이 새로운 동력 중 하나인 바이오제약 부분의 SK바이오팜은 올 해 말 미국에서 뇌전증과 수면장애 치료제 분야 신약승인을 신청할 예정이어서 바이오·제약 분야의 글로벌 도약도 예상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2015년 8월 하이닉스 이천M14 반도체 공장 준공을 앞두고 생산 설비의 가동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 2015년 8월 하이닉스 이천M14 반도체 공장 준공을 앞두고 생산 설비의 가동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이향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무는 “SK그룹은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지난 5년간 한국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꾸준히 담당했다”며 “그룹 창립 이후 64년간의 패기와 지성을 바탕으로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수출 드라이브를 통해 국가경제에도 적극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