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이 2017학년도 논술·구술고사에 고전(古典)과 베스트셀러 소설, 기사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는 수시모집 일반전형 인문계열 논술고사에서 임마누엘 칸트의 ‘영구평화론’을 발췌해 제시문으로 활용했다. 영구평화론은 국제사회가 항구적으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원칙을 서술한 책이다. 연세대는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통해 밝힌 출제 의도에서 민주주의와 ‘인간의 욕망추구’ 등을 평화라는 추상적 차원과 ‘국제분쟁과 해결’이라는 현실적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다뤄보라는 취지에서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환경운동가이자 경제학자인 에른스트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소설가 김훈의 ‘남한산성’도 연세대 논술고사 제시문으로 인용됐다.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는 문화변동과 문화지체 현상에 관해 서술하라고 요구한 문제의 제시문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소설 ‘백 년 동안의 고독’이 쓰였다.
서울대는 플라톤의 ‘국가’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인문·사회과학 면접·구술고사에 적용했다. ‘국가’와 ‘자유론’은 서울대 학생을 위한 권장도서 100선에 올라 있는 고전이다. 고려대는 수시모집 학교장추천전형 면접·구술고사 제시문으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인용했다.
이밖에 환경윤리의 아버지로 꼽히는 미국 환경운동가 알도 레오폴드의 ‘모래 군의 열두 달’과 레슬리 마몬 실코의 ‘의식’,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 등이 각 대학 논술·구술고사 지문 및 제시문으로 활용됐다.
연구 보고서와 언론 기사가 제시문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서강대는 국회예산정책처 ‘사회기반시설 투자정책평가’ 보고서를, 고려대는 인도 카스트제 관련 집단시위를 다룬 기사와 종교적 병역거부자를 다룬 기사를 각각 인용했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