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 양판점의 원조인 전자랜드가 회심의 반격에 나선다. 무려 10년 만에 서울에 신규 가두점을 내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전국에 20~30개의 매장을 오픈하는 것. 1980년대 국내에 가전제품 종합매장인 양판점을 처음으로 도입한 전자랜드는 지금은 후발 주자인 롯데하이마트 매장 수의 4분의 1에 불과할 만큼 규모 면에서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삼성디지털프라자와 LG베스트샵 등 자체 제품을 판매하는 전문점까지 생기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9일 전자랜드프라이스킹에 따르면 전자랜드는 올해 공격적인 매장 확대에 돌입한다. 현재 롯데하이마트는 전국에 457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자사 제품만을 판매하는 삼성디지털프라자는 300여 개, LG베스트샵도 395개의 매장을 보유한데 반해 전자랜드는 108개 매장으로 차이가 매우 크다. 특히 전자랜드가 서울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5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단독 매장은 1988년 문을 연 1호점 용산점과 은평점 두 곳뿐이고 마리오아울렛점과 명동점, 양재하나로마트점 등 세 곳은 다른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형태다. 매출 규모 확대와 인지도 강화를 위해서는 매장 수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이 같은 점을 고려해 전자랜드는 오는 4월 서울 강동구 양재대로에 전자랜드 길동점을 오픈한다. 전자랜드가 서울 지역에 가두점을 연 것은 지난 2008년 은평점 이후 9년만. 전자랜드는 지방에도 올해 20여 개의 신규 매장을 낸다. 지난해 전자랜드가 총 6개의 매장을 내는데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공격적인 출점 전략이다. 전자랜드는 지난 1월 경기 화성 발안점과 충남 서산점, 2월에는 부산 금정점과 경북 안동점 등 이미 4개의 매장을 열었다. 이달에도 서울 길동점을 포함해 경북 경주점과 전남 광양점 등 4개 지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경주와 광양은 전자랜드 매장이 처음으로 입점하는 지역이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매장 수 격차를 좁히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전 양판점 1위인 롯데하이마트 역시 지난해부터 신도시에 매장 오픈을 이어가 추격 의지를 꺾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하이마트는 2015년에는 매장을 4개 늘리는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17개의 매장을 추가로 낸 데 이어 올해도 10여 개의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규모의 차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전자랜드는 PB 제품과 특화 서비스 등을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전자랜드는 올해 가성비를 갖춘 소형 가전 PB와 홈클리닝 서비스로 고객 확장에 나선다. 전체 매출의 약 1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PB 브랜드 아낙라이프에서는 올해 벽걸이 에어컨과 소형 냉장고 출시, 1인 가구와 젊은 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