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인터뷰] ‘김과장’ 이준호, “난 여전히 연기 애송이...믿고 보는 배우가 될 것”

이준호가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지우고 배우로 발돋움했다. 오피스 드라마를 통한 성공이기에 더욱 값졌다.

배우 준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슬로우 파크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준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슬로우 파크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KBS 2TV 수목미니시리즈 ‘김과장’에서 검사 출신 TQ그룹 재무이사로 날카롭고, 빈틈없는 성격의 소유자 서율 역을 맡은 이준호.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종방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김과장’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지난달 30일에 종영한 드라마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삥땅 전문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이 더 큰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필사적으로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정,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로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로 화제를 모으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극중 이준호는 서율 역을 연기하며 입체감 넘치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고 먹방 연기는 호평 일색이었다.

이준호는 “밤을 새우고 매일 녹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끝나버리니까 3개월이라는 시간이 ‘순삭’ (순간삭제)같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끝나 있는 기분이다. 신기하면서도 섭섭하고 그렇다”며 소감을 전하며 “악역을 해보고 싶던 찰나에 ‘김과장’ 대본을 보게 됐다. 2PM 활동과 솔로 활동 등으로 일본을 왔다갔다 하면 일년에 한 작품 정도 밖에 못하는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었다. 악역을 도전하고 싶었을 찰나에 ‘김과장’을 만났다. 대본이 2회 밖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김과장’의 서율이 어떤 악역일지 궁금했다”고 악역에 처음 도전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배우 준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슬로우 파크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준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슬로우 파크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극 중 이준호가 맡은 ‘김과장’ 서율 역은 권력욕이 있는 캐릭터로, 먹는 것에 욕심이 많은 인물이다. 이때문에 ‘먹쏘’(먹보 소시오패스) 별명이 붙었다. 이는 드라마 미팅 때부터 설정된 것으로 촬영 3개월 내내 음식을 많이 먹겠구나 싶었더란다.

“처음 ‘김과장’ 미팅을 갔는데 감독님이랑 먹는 설정에 대해 얘기를 하다 보니 주구장창 먹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극 중 검사의 이미지, 악인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서도 살을 빼야 했다.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도 예민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라고 디테일함까지 살렸던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다. 1일 1식으로 두 달간 5kg을 뺐다는 이준호의 서율은 성공적이었다. 원래는 더 빼고 싶었으나 촬영장의 특성상 워낙 빠르게 돌아가는 스케줄에 맞추려면 ‘살려고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고.

이준호가 서율이라는 캐리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서율을 연기하려고했을 때 감정 소모가 컸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아서 현장에서 감독님과 최소한의 의사소통을 빼곤 말을 줄였고, 평상시에도 밖에 안나가고 집안에서만 지냈다. 스스로도 고독해지려고 했었다. 먹으면서 대사하는 것도 많기에 먹으면서도 발음을 정확하게 하려고 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대사를 해봤고, 치킨을 시켜먹으면서도 대사를 해보려고 했었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디테일을 챙기려고 했던 이준호의 노력이 엿보이는 답변이었다.

이준호는 이제 연기 5년 차이자 아이돌 데뷔는 10년 차지만 여전히 연기 현장에서는 애송이 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남궁민 선배님의 캐릭터가 너무 튀어서 걱정되지 않냐는 질문도 있었지만, 선배들과의 경쟁의식은 전혀 없었다. 처음에 대본 받고 연습했을 때와 현장은 너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저는 집에서 대본을 보고 그 사람의 리액션을 상상하고 연습하지만 현장은 모두 내 생각과 달랐다. 현장에서 맞춰보고 ‘아 이게 연기구나’ 싶었다. 상대방에 따라 내 연기도 바뀌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티또리와 먹쏘의 조합으로 호흡을 맞춘 남궁민에 대해서는 “정말 준비성이 뛰어난 분이다. 대본을 보면 토씨 하나하나를 다 적어서 오신다. ‘원톱 주연으로 가니 잠도 못 자는 상황에 어떻게 저렇게 분석을 할 수 있지?’ 싶을 정도다. 자칫 오버스러울 수 있는데도 그걸 너무 잘하시더라. 내공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꼈다. 저는 감히 선배님에 대해 평가 할 수 없다. 제가 갈 길이 멀었다는 걸 느꼈다.”고 말하며 선배 배우에 대한 존경심도 보였다.

관련기사



배우 준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슬로우 파크에서 서경스타와 KBS 수목드라마 ‘김과장’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준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슬로우 파크에서 서경스타와 KBS 수목드라마 ‘김과장’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사진=조은정 기자


이준호는 배우로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의 우선 순위는 여전히 2PM이라고 한다. 데뷔10년 차인 2PM은 어느새 연기를 하지 않는 멤버는 없게 되었다.

“우리 멤버 중 연기를 안 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들 꿈이 많은 것 같다. 전 그게 좋다. 한가지 꿈을 노력해서 얻는 것도 힘든데 우리는 여러가지에 도전하고 있는 것 아니냐. 2PM 멤버들의 개인 활동에 서로 자극이 되는 것 같다. 저 또한 멤버들의 행보에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크다.”

이어 “연기나 내 개인활동이 우선순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 간판은 2PM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기활동 텀이 길어지게 되는 것 같다. 2PM으로 바쁘게 활동하고 있고 비는 시간에 연기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5년째다.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우선순위는 분명 2PM이다. 개인활동 중에도 2PM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물론 지금도 그 마음이 제일 크다. 우선 순위는 2PM이 먼저이지만 연기를 하는 기간에는 최대한 연기에 집중하고 노력하려 한다”고 덧붙이며 돈독한 팀워크를 과시하고 연기활동과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자신의 태도를 확실히 했다.

배우 준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슬로우 파크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배우 준호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슬로우 파크에서 서경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은정 기자


이준호는 ‘배우 이준호’라는 타이틀을 갖기 전 남몰래 가졌던 고민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2PM 데뷔 초에는 멤버 중 나혼자 개인 활동이 별로 없어서 다른 멤버들에게 짐이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다. 이제 짐이 아니라 함께 나아갈 계기를 찾은 거 같아서 나 자신이 떳떳하고 즐겁다”고 말하는 이준호는 어느새 배우의 눈빛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게 됐다.

2013년 영화 ‘감시자들’의 감시반 에이스 다람쥐 역을 통해 연기 데뷔한 이래 이제는 차기작이 기대되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이준호가 앞으로 또 어떠한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설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김과장’의 서율로만 만족하고 싶지는 않다. ‘연기돌’이라는 칭호도 맞고 굳이 벗어나고 싶지는 않다. 그 칭호도 색다르기 때문에 기분은 좋다. 앞으로는 배우 중에서도 연기를 잘하는 그런 배우로 나아가고 싶다. 믿고 듣는 가수이자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것이 나의 궁극적인 목표다”

한편, 이준호가 ‘서율’로 열연한 ‘김과장’은 시청률 자체 최고 시청률 18.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지난달 30일 막을 내렸다.

/서경스타 문경민기자 sestar@sedaily.com

문경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