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시진핑 1인지배 체제 균열 생길라" 中, 한반도 현상유지 관리자 주력

잇단 美압박...中 속내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국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가 두드러진 가운데 중국은 북핵과 한반도 문제의 중추 관리자 위상이 깨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핵 문제가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릴 경우 차기 지도부 인사와 시진핑 1인 지배체제 공고화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중국이 한반도 문제의 현상유지를 위해 상황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중국 매체들은 미국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이 당초 경로를 변경해 한반도로 이동한 것과 관련해 일제히 우려의 시각을 담은 논평과 기사들을 쏟아냈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칼빈슨 항모 전단의 이동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행동”이라며 “미국의 이 같은 조치로 한반도 정세가 매우 긴박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와 매체들의 이 같은 반응은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를 선전하며 시진핑 1인 체제 공고화와 내치 안정에 주력하려는 당 지도부의 의도가 반영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 주석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큰 충돌 없이 마무리하며 복잡한 양국 관계의 유능한 관리자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자칫 북한 사태가 악화할 경우 정상회담 성과뿐 아니라 시 주석의 외교 역량과 1인 지배체제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조속한 상황 관리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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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중국 지도부는 최소한의 상황 개선을 염두에 둔 성의 표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당장 추가적인 상황 악화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이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한도 한반도 문제 현상 유지를 전제로 한 상황 악화 방지책의 하나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우 대표가 베이징 복귀 후 곧바로 평양으로 가 추가 핵실험을 중지하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주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조만간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상무위원급의 고위관료를 북한에 보내 북중 고위급 접촉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핵 문제에서 각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게 각국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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