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르포] '자동차 전장 메카'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가보니…반도체공장 닮은 생산라인 "불량률 0 도전"

제전복 갈아입고 입구부터 '에어샤워'

회로기판마다 바코드…실시간 모니터링

축구장 10개보다 큰 8만여㎡ 규모

내년 수소車 부품 공급 앞두고

단순검사 넘어 '감성 품질' 매진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2층 조립동에서 한 작업자가 인쇄회로기판에 오디오 부품을 끼워넣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현대모비스 진천공장 2층 조립동에서 한 작업자가 인쇄회로기판에 오디오 부품을 끼워넣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차로 중부고속도로 진천IC에서 내려 10여분 달리면 나오는 현대모비스 진천공장. 축구장 10개를 훌쩍 넘는 8만2,344㎡(2만4,900평) 규모의 이 곳은 현대·기아차에 장착되는 전장부품 및 메카트로닉스 부품을 생산·공급하는 현대차(005380)그룹의 전장사업 핵심 기지다. 디지털오디오부터 에어백 컨트롤, 타이어공기압시스템까지 완제품 기준 연간 생산량은 1억개에 달한다. 이 곳에서 만난 최장돈 공장장은 “진천공장은 현대모비스 국내외 생산 공장의 마더 플랜트 격”이라며 “진천공장에서 만든 생산 메뉴얼을 해외 공장에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진천공장이 올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불량률 줄이기다. 이미 완제품 기준으로 부품 100만개 당 불량품은 10개 미만이다. 반도체 자체의 불량을 고려하면 더 이상 향상하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올해 진천공장의 핵심 경영 목표는 ‘불량율 0’ 다. 전장부품은 곧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품질에 대한 책임감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실제 생산라인은 마치 반도체 공장을 방불케 했다. 정전기를 없애는 제전복으로 갈아입고, 제전화를 신었지만 공장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구에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샤워를 받아야 한다. 불량을 야기하는 정전기와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를 제거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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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동 1층에 들어서자 “삐익~ 삐익~”하는 기계음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일렬로 나열된 9개 라인에서는 회로기판에 각 종 소자들을 삽입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전장부품 생산의 첫 단계로 로봇 팔이 직접 소자를 꽂는 자동삽입이 대부분이다. 공장동 1층을 관리하는 오순홍 팀장은 “어느 공정에서 이상이 발생했는지 역추적하기 위해 회로기판별로 바코드를 부착한다”며 “소자 삽입이 끝난 회로기판은 엑스레이 검사를 거쳐 2층과 3층의 조립부로 옮겨진다”고 설명했다.

공장동 2층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각 생산라인에는 중간중간에 있는 직원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수동 삽입 10라인에 있는 한 작업자가 전동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여 넘기자 이를 건네받은 작업자는 브라켓, 커넥터, 안테나잭, 코일 등 부품을 차례로 끼워 넣었다. 현대차의 아반떼와 기아차의 쏘렌토에 들어갈 오디오를 제작하는 과정이다. 라인을 지날수록 점차 실제 차 내부에서 볼 수 있었던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완제품의 형태를 갖춰 나갔다. 조립 과정에서도 검사는 실시간으로 이어진다. 특히 투명한 기계 내부에서 끝이 뭉퉁한 고무로 둘러싸인 막대가 버튼을 하나 하나 누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상단에 위치한 모니터에는 누르는 강도와 버튼의 반응 등이 수치화 돼 그래프로 표시됐다. 단순 불량을 걸러내는 차원을 넘어 ‘감성 품질’까지 꼼꼼히 따지는 작업이다. 2층 멀티미디어 라인을 총괄하는 이주한 팀장은 “조립라인에서는 차종별, 등급별로 제품이 나뉘지만 감성 품질을 비롯한 품질 검사는 동일하다”며 “라인 시작부터 끝까지 조립과 검사를 반복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진천공장이 올해 품질에 목숨을 걸고 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가 2018년 양산할 예정인 수소전기차에 들어갈 특별한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회생제동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이 부품은 브레이크를 밟을 때의 제동 에너지를 저장하는 핵심 장치다. 미래 자동차의 승패가 걸린 만큼 진천공장의 어깨도 무겁다. 이도진 지원팀 부장은 “올해 말까지 회생제동시스템 전용 라인 하나를 구축하고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진천=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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