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는 11일 한반도 위기상황과 관련해 국회의장이 주재하고 5당 대표와 대선후보가 참여하는 ‘5+5긴급안보비상회의’ 개최를 공개 제안했다. “한반도 위기설 및 긴장관계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여야를 넘어 각 당 대선후보와 대표들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취지에서 문 후보가 제안한 것이라고 윤관석 공보단장은 전했다. 윤 공보단장은 “한반도 위기설에 대해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보고를 받고 즉각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특보단도 대선후보들이 모두 참여하는 회의체 개최를 제안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또 이날 창원에서 열린 ‘경남 비전’ 기자회견에서 “보다 근본적인 것은 북핵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략적 모호성’으로 상징되는 중립적 입장에서 ‘사드 찬성’으로 우회전한 것이다.
상대 후보들은 문 후보의 연석회의 제안에 겉으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한 방 먹었다’는 분위기다. 특히 ‘사드 배치’ 찬성 입장을 밝혀 ‘후보-당 따로국밥’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안철수 후보 측에서는 “‘사드 찬성’ 발언으로 보수층을 끌어당기는 재미를 봤는데 문 후보의 발 빠른 연석회의 제안으로 빛이 바랬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안 후보가 추구하던 강한 리더십 이미지(강철수)를 문 후보가 가로챘다는 내부 평가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 측의 ‘1대1 맞짱토론’ 제안 당시 수세에 몰렸던 문 후보가 이번 연석회의 제안을 계기로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